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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미래부가 떠맡은 홈쇼핑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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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에 재승인 여부 결정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잘못은 했는데 검찰 고발 등 법적 처벌은 없고 과징금만 부과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TV홈쇼핑 6개사에 내린 결정을 보면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공정위는 지난 29일 이른바 '갑질'을 한 홈쇼핑 업체에 과징금 총 143억원을 부과했다. 6개 TV홈쇼핑업체가 방송계약서 미교부, 지연교부는 물론 판매촉진비용 납품업체 부당 전가 등 불공정 행위를 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을 적용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다. 납품업체들을 상대로 한 불공정 행위에 대규모유통업법을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검찰 고발은 하지 않았다. 관련 법을 유권해석한 결과 검찰고발까지 갈 사안은 아니라는 게 공정위의 해석이었다. 홈쇼핑업체로서는 악재임에도 그나마 검찰 고발까지 가지 않았으니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 같다.

담합과 불공정 거래 행위는 자본주의에서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늘 있어왔다. 심지어 담합하는 업체들은 사전에 과징금이 어느 정도 부과될 것인지를 시뮬레이션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담합에 나선다. 담합으로 얻는 이익과 정부 당국의 사후 과징금을 놓고 봤을 때 담합이 더 이익이라는 확고한 소신(?) 따라 결행에 나서는 셈이다.

6개사 홈쇼핑업체도 그동안 다양한 '갑질'을 통해 부당이익을 챙겼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챙긴 부당이익과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 규모에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지 않다. 담합과 부당거래가 끊이지 않은 배경 중 하나이다. 물론 이미지 타격은 있을 수 있다. 이미지 타격은 시간이 지나면 잊힐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는 게 우리나라 업체의 관행이지 않은가. 이를 두고 몇몇 전문가들은 "대규모유통업법을 적용해 처음 홈쇼핑업체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만큼 공정위로서도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럼에도 이번 과징금 결정은 공정위의 밋밋한 색깔을 그대로 드러냈고 미래부에 부담을 던져준 것"이라 지적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부담을 줬다는 지적은 재승인을 두고 하는 말이다. 공정위 과징금 부과라는 하나의 산을 넘은 홈쇼핑업체는 이제 두 번째 산을 넘어야 한다. 미래부가 재승인 심사에 나서기 때문이다.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 NS홈쇼핑은 오는 5월과 6월 기존 승인이 만료된다. 재승인을 받아야 한다. 미래부의 한 관계자는 "아직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부과 등에 대한 결정문을 받지 못했다"며 "공정위의 결정문을 면밀히 파악한 뒤 재승인 여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부는 홈쇼핑업체 재승인과 관련해 최근 TFT를 구성했다. 4월초에 외부 전문가 등이 포함되는 재승인심사위원회를 구성한다. 4월 안에 재승인 여부를 결정짓겠다고 했다. 미래부로서는 고민이다. 같은 사안을 두고 두 가지 배치되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이미 해당 사안에 대해 제재한 만큼 재승인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과 공정위가 홈쇼핑업체의 부당행위를 인정했으니 이를 반영해 탈락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탈락이냐, 승인이냐. 공정위에서 촉발된 홈쇼핑업체 논란은 이제 고스란히 미래부가 떠안게 됐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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