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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함에 가린 따뜻한 티베트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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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여행가 김성태씨. '티베트에 미(美)치다' 사진책 발간
3월 7~20일 사진전 개최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신도 외면한 하늘 위의 땅'이라 불리는 곳. '티베트 고원'을 종단한 오지여행가가 이를 글과 사진으로 담은 기행서를 출간한다. 책 발간에 맞춰 사진전도 함께 연다. 그의 사진 속에는 만년설 히말라야 산맥 앞에 사열하듯 황량한 벌판에 흙으로 뒤덮인 숲이 기묘하게 펼쳐져 있다. 공기가 희박한 해발 5220m의 가쵸라 고개정상에선 유목민들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 산간오지 라룽의 쪽방 승려촌 집단인 '오명불학원'은 마치 붉은 색 성냥갑을 빽빽하게 붙여놓은 듯하다. 쪽빛 하늘에 야생화가 지천으로 핀 끝 간 데 없는 초원과 그 위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야크 떼들도 보인다.
티베트 동쪽에 위치한 수도 라싸에서 서쪽 신장위구르 지구의 카슈가르까지. 여행가 김성태(63·사진)씨는 이렇게 중국 영토 4분의 1을 차지하는 광활하고 내밀한 티베트 곳곳을 찾아다녔다. 5년 전 기자생활을 마무리하고 정년퇴임한 이후, 인도 라다크와 네팔 히말라야, 중국과 남미로 오지탐방을 나선 후 줄곧 티베트에 이끌렸다. 김씨는 "티베트 고원 종단과 함께 주변에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티베트 길을 6번 정도 다녔다. 한 번 갈 때 마다 20~40일 정도가 걸렸다"고 했다. 여행길에는 여덟, 아홉 명 정도가 함께 했고, 주로 지프차를 이용했다.

티베트 여정은 혹독했다. 해발 4000~6000m 높이의 고원으로 닿게 되면 산소량은 해수면 60% 수준으로 떨어진다. 티베트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조차 겁을 먹을 정도다. 거기다 하루 종일 다녀도 야생마나 야생당나귀, 산양만 가끔 눈에 띌 뿐 집 한 채 없는 곳들이 비일비재했다. 길은 전혀 포장 안 된 오프로드인데다 자갈길도 숱하게 만났다. 길 아래로는 천길 낭떠러지도 여러 군데 있었고, 가끔씩 산사태로 오도 가도 못 하는 신세가 되곤 했다.

김성태, 티베트 전통복장 유목민

김성태, 티베트 전통복장 유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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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오명불학원

김성태, 오명불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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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자다토림.(티베트 자치구 아리에 속해 있는 '황량한 벌판 흙의 숲')

김성태, 자다토림.(티베트 자치구 아리에 속해 있는 '황량한 벌판 흙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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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김씨에게 인생의 또 다른 가르침을 전했다고 한다. "기후환경도 열악한대다 나라까지 잃었고, 경제적으론 신산한 삶을 살지만 티베트 사람들은 참 순박하고, 따뜻했어요. 그런걸 보면 여행이 힘들다는 생각이 싹 가셨죠." 또한 그곳 사람들에게 강한 정신력을 이끄는 게 바로 '티베트 불교'라는 점도 깨달았다. 김씨는 "티베트에서 불교는 종교가 아닌 철학이자 생활이었다. 특히 윤회사상, 환생에 대한 믿음이 강하더라"며 "지금 생이 이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덕을 쌓으면 죽어서 다시 태어날 때 더 좋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그래서 긍정적이고, 소박한 삶을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30여 년간 일간지에 몸담아 온 김씨는 이렇게 오지여행가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늦깎이로 사진공부도 틈틈이 해 왔다. 그동안 사회공익적 사진집단인 ‘꿈꽃팩토리’에도 소속돼 서울 개포동 구룡마을과 상도동 신림동 등지의 사라져가는 판자촌을 찍어 전시를 연 바 있다. 이번 티베트 사진들은 그가 처음 출간하는 '티베트에 미(美)치다'라는 사진책에 담길 예정이다. 김씨의 티베트 사진전은 7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서울 용산구 청파동 갤러리카페 마다가스카르(02-717-4508)에서 열린다.

김씨는 "늘 여행을 꿈꿔왔다. 지금껏 오지여행을 하면서 단 한 번도 고산증에 걸린 적이 없을 정도로 건강하고, 무릎 힘도 좋다"며 "히말라야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K2에 올해도 다녀올 생각이다. 추후엔 아프리카에도 다녀오고 싶다"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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