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맨유전 시즌 5호골, 스완지시티 2-1 승리 이끌어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기성용(26·스완지시티)의 진화는 계속된다. 정확한 패스로 경기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패스마스터'에서 골잡이로. 팔색조처럼 변화무쌍한 기성용의 움직임은 스완지 승리의 보증수표다.
기성용은 22일(한국시간) 홈구장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정규리그 26라운드 경기에서 한 골을 넣어 2-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5호 골. 수비형 미드필더가 주 임무지만 올 시즌 스완지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골을 기록했다. 스완지 공격수들의 골 가뭄이 기성용의 골사냥을 부추겼다. 스완지는 올 시즌 아홉 골을 넣은 최전방 스트라이커 윌프레드 보니(27)를 지난달 맨체스터 시티로 보냈다. 게리 몽크 감독(36)은 대안으로 2선 공격수들을 전방에 배치해 공격수 부재를 해소하고 있다.
박문성 SBS 축구 해설위원(41)은 "공격수로서 경쟁할 수 있는 체격조건과 체력을 갖췄고, 위치선정과 경기 흐름을 읽는 판단력이 좋아졌다. 경험이 쌓이면서 골을 넣는 기술과 방법도 다양해졌다"고 했다. 기성용은 지난해 8월 16일 맨유와의 개막 경기(2-1 승)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전제 1호 골을 기록한 뒤 나머지 네 골을 모두 벌칙구역 안에서 넣었다. 헐시티와의 경기(2014년 12월 21일·1-0 승)에서는 셸비의 중거리 슈팅이 몸에 맞고 굴절돼 골이 되는 행운도 따랐다. 오른발잡이면서도 왼발로 세 골, 헤딩으로 한 골을 넣었다. 중거리 슈팅이나 프리킥이 주 무기였던 이전 시즌에 비해 득점 방식이 다양해졌다. 스완지는 그가 골을 넣은 경기에서 4승1무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유럽 무대에서 얻은 자신감은 대표팀 경기에서도 드러났다. 기성용은 지난달 호주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는 물론 왼쪽 날개와 최전방 공격수로 위치를 옮기며 공수를 책임졌다. 호주와의 대회 결승전(1-2 패)에서는 벌칙구역 부근까지 올라가 손흥민(23·레버쿠젠)의 골을 도왔다. 다재다능한 기량으로 클럽팀과 대표팀 모두 주축 선수로 중용되고 있다.
한편 기성용은 맨유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젖병' 세리머니로 예비 아빠가 되었음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나에게는 참으로 놀라운 시즌이다. 스완지에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