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말벌 바이러스가 무당벌레의 뇌에 침투해 마비 상태로 만든뒤 강제로 보모로 만드는 것으로 분석됐다.[사진제공=사이언스지/Mathieu B. Morin/Alamy]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무당벌레의 비극
기생말벌 알 품고
꼼짝없이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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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눈의 기생말벌(Dinocampus coccinellae)이 무당벌레를 마비시켜 강제로 보모로 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매체인 사이언스지는 10일(현지 시간) '기생말벌 바이러스가 무당벌레를 좀비 보모로 만든다(Wasp virus turns ladybugs into zombie babysitters)'는 기사를 실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생말벌은 무당벌레 몸에 알을 낳는다. 알을 낳은 3주일 뒤 기생말벌 애벌레는 무당벌레의 배꼽에서 부화한다. 무당벌레 다리 아래에서 포식자로부터 보호받으면서 고치를 만든다. 이때까지 무당벌레는 죽지 않고 살아 있다. 무당벌레는 목숨을 유지하면서 살아있는데 움직이지 못한다. 마비상태이다. 마비된 채 기생말벌 애벌레를 본의 아니게 보호하면서 성충이 될 때까지 꼼짝하지 못한다.
기생말벌이 이처럼 무당벌레를 보모 노예로 만드는 것은 풀리지 않고 있던 숙제였다. 최근 연구팀들은 기생말벌의 바이러스가 무당벌레 뇌에 영향을 미쳐 이 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켈리 후버 펜실베니아주립대학 곤충 바이러스학자는 "이번 연구결과는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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