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쯤 들어오지 않을까요?"
뿔난 소비자 "물건 없이 여론만…우롱하나"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단말기는 다음 주부터 들어올 것 같아요." "전화번호 남겨 주시면 연락드릴게요."
이날은 SK텔레콤과 KT가 '갤럭시노트4 S-LTE'를 공식 출시한다고 밝힌 지 5일째가 된 날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장에서 이 제품을 살 수 있는 매장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기존 LTE보다 4배 빠른 '3밴드 LTE-A'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첫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출시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았지만 아직까지 '말만 시끄러운 서비스'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A매장 직원은 "우리도 아직 단말기는 안들어 왔다"면서 "꼭 원한다면 들어오는 대로 연락을 주겠다"고 말했다. B매장 직원도 "(재고가 언제 들어올지)우리도 확실하게 알 수 없다"면서 "다음 주쯤에는 들어오지 않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SK텔레콤도 KT에 대응해 'KT와 동시에, 같은 물량'의 단말기를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통사 간 갈등은 격화됐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세계 최초의 4배 빠른 LTE' 스마트폰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통업계는 이 같은 상황의 원인으로 삼성전자를 지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최종품질 검수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기 때문에 예정된 날짜에 입고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삼성 측은 "대내외적으로 출시일을 얘기한 적 없다"며 "이통사 간 세계 최초 경쟁을 하면서 생긴 일로 중간에서 난처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제조사에서 출시일을 밝히지도 않았는데 일부 이동통신사가 마치 공식 출시일인 것처럼 발표했다는 셈이다.
이통사들과 제조사의 설전에 피해를 보는 것은 소비자들이다. 스마트폰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방문했다가 "물량이 없다"는 대답을 듣고 발걸음을 돌린 장모(33)씨는 "물건도 없으면서 출시했다고 여론전만 치르는 것은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것 아니냐"면서 "시간 낭비한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KT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을 상대로 낸 '3밴드 LTE-A 세계 최초 상용화' 광고 금지 가처분신청과 관련해 SK텔레콤이 TV를 비롯해 지면, 옥외광고 등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SK텔레콤은 이와 관련 "이번 법원의 결정이 SK텔레콤에 충분한 반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내려진 것"이라며 광고 금지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 및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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