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저유로 불 붙을 듯…글로벌 금융시장 경계감 높아져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스위스 환율 하한선 폐지의 가장 큰 희생물로 유로를 꼽았다.
그러나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를 앞두고 유로 하락세가 가시화하자 두 손을 들었다. 유로 약세와 자국 통화 강세를 막기 위해 들여야 하는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불었기 때문이다.
이에 유로 가치의 추락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위스 중앙은행의 환율 하한선 폐지 이후 유로는 이미 11년 래 최저치인 유로당 1.1522달러까지 내려갔다. 골드만삭스 같은 주요 투자은행들은 앞으로 유로가 달러 대비 14% 더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유로는 이미 달러 대비 12% 넘게 하락했다.
모건스탠리는 스위스의 이번 조치가 달러 매수자들에게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위스프랑 가치가 뛰면서 달러 강세는 일시적으로 주춤한 모습이다. 이것이 달러를 저렴하게 사들일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미국의 주요 10개 교역국 통화 바스켓으로 산정되는 블룸버그 달러지수는 지난 7일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고치인 1147.54를 기록한 뒤 스위스가 최저 환율제를 없앤 지난 15일 1136.51까지 떨어졌다.
모건스탠리의 한스 레데커 글로벌 외환 전략 대표는 "가능한 한 빨리 달러를 사들이고 유로를 팔라"고 권하면서 "최근 분위기는 달러 장기 투자자들에게 매우 긍정적인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오는 22일 ECB가 양적완화를 발표하면 유로 팔자세가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저유로-강달러 기조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까지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극단적인 위험자산 회피 심리도 강해질 것이다. 이에 독일 등 유럽 주요국 국채금리의 하방 압력도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달러 독주와 환율 변동성 확대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경계심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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