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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자유학기제, 기대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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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 지난 8일 방문한 제주 서귀중앙여자중학교에는 활기가 넘쳤다. 이날은 동아리 수업이 공개되는 날이었다. 학생들은 칠판을 향해 앉아 있는 대신 과학탐구, 연극, 목공예, 문화답사반 등 동아리별로 모여 수업을 주도했다. 자유학기제 기간에는 중간·기말고사가 없고, 진로탐구나 체험학습에 맞춰 모든 과목이 운영된다. 교사도 학생도 연구하고 준비할 게 많다. 그러나 학생들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기에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선택'과 '자율'을 배운다. 학생들은 거리낌이 없으면서도 진지했으며 무엇보다 즐거워 보였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교육공약인 자유학기제는 시범실시 2년째를 맞고 있으며 2016년에는 전면 도입된다. 이날 학교를 둘러본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내년에 실시학교를 7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체 중학교의 25%가량이 실시하고 있는 자유학기제가 모든 학교에서 이처럼 원활하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시범학교에는 3500만원, 희망학교에는 2000만원이 지원되고 있으나 진로체험을 할 장소와 이를 지원하는 기관 등이 충분하지 않아 일선 학교에서는 공연 관람 등으로 시간을 때우는 일이 적지 않다. 모범운영 사례로 꼽힌 서귀중앙여중의 교사들조차 '아무리 많은 기관과 업무협약을 해도 일정이 맞지 않거나 인원수에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아 섭외에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했다. 안 그래도 살림이 팍팍한 교육예산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 같은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도입 학교를 늘리겠다는 교육당국의 발상은 불안한 측면이 있다. 대통령 공약이라는 이유로 단시간에 결과를 내는 데만 급급해한다면 교사도 학생도 우왕좌왕하다 한 학기가 끝나버리기 십상이다. 청소년기 학생들에게 꿈과 끼를 찾아주는 일이 하루아침에 이뤄질 리 없다. 가속도를 내기 전에 먼저 '현장'을 세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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