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국립공원 지리산에 한국형 산악철도를 도입해 관광 상품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전북 남원의 지리산 정령치 일대가 산악철도를 설치할 최적지라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원장 김기환)과 남원시(시장 이환주)가 공동으로 주최한 '지리산 산악철도 세미나'에서 엄진기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박사는 '지리산 산악트램의 경제성 평가'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남원 지리산의 고기삼거리~정령치∼도계쉼터를 잇는 구간이 산악철도를 추진하기에 가장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엄 박사는 이어 "친환경 산악철도로 전환하면 매연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로드킬 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도로가 얼어붙는 겨울철에도 월평균 6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서승일 신교통연구본부 박사도 주제발표를 통해 "산악철도는 급경사와 급곡선 지역에서도 운행할 수 있어 지리산 정령치 일대에 적합하며 건설과 유지비용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남원시는 지리산 산악철도 1단계로 '육모정~고기삼거리~정령치~도계쉼터(18.9㎞)' 도로를 이용해 산악트램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2단계로 '천은사~성삼재~심원~도계쉼터~달궁(16.7㎞)' 구간의 건설도 검토할 예정이다.
'지리산 산악트램 경제성 평가' 결과에 따르면 1단계 구간의 총사업비는 1768억원, 2단계 구간의 총사업비는 1565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남원시는 이 구간이 생태계의 보고로 사계절 볼거리가 넘쳐나 산악철도를 설치하면 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철도기술연구원이 개발중인 트램은 최고시속 70㎞의 5량 1편성(총 길이 28.6m)으로 설계됐고 승객 정원은 118명이다. 산악철도용으로는 세계 최초로 주 동력원이 배터리인 무가선 트램인데, 전선이 필요 없어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고 노선 건설 및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녔다.
트램이 운행할 궤도는 도로와 같은 높이로 수평을 이루는 매립형 궤도로 설계되고 매립형 콘크리트 패널을 활용하는 관계로 유지보수 또한 간편하다. 아울러 저진동-저소음의 톱니바퀴 랙피니언 추진 장치를 장착해 겨울철 폭설과 결빙 때도 운행이 가능하도록 개발할 계획이다.
김기환 철도기술연구원장은 "첨단 한국형 산악트램이 완성되면 남원시 관할 지리산 노선에 시범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남원시가 지리산에 산악철도를 도입해 주변 관광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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