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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산'…공무원연금 개혁, 순항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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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최근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현직 공무원노조원들과 기존 수급자들의 반발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가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노조 측이 요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 설치 여부나 하후상박식 개편 방안 마련, 기수급자 급여 삭감에 따른 위헌 논란 등도 주요 쟁점이 되고 있다.

우선 지난 17일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혁안 초안이 발표되자 공무원노조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는 20일 정부서울청사 후문 앞에서 빗속에서 집회를 갖고 이충재 위원장 등 19명이 삭발을 하면서 정부의 개편안 초안을 규탄했다. 이 자리에서 이 위원장은 "정부가 발표한 공무원연금 개편 시안은 공무원의 특수성을 도외시하고 연금 기능을 없애버린 개악안으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정부가 일방적 '개악'을 강행한다면 총파업은 물론 정권퇴진운동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전공노와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은 전교조 등 교사단체와 함께 오는 11월1일 여의도에서 10만명이 모이는 집회를 개최하는 등 반대 투쟁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수급자 급여 삭감이 가시화되면서 연금을 유일한 생계 수단으로 삼고 있는 수급자들의 반발도 거세다. 2013년 6월 말 현재 전국에 퇴직 후 연금을 받고 있는 공무원연금 수급자는 35만5896명인데, 이들은 정부의 재정안정화기여금 3% 부과 방침에 대해 크게 동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국공무원연금수급권자총연합회 유익상 사무국장은 "60~70년대에 대기업 연봉의 30~40%에 불과한 월급을 받았을 때 정부가 가난한 공무원들을 달래기 위해 노후보장, 임금보상, 공로 보상 차원에서 만들었던 게 공무원 연금 제도로, 우리들에겐 유일한 희망이자 노후 보장책이며 나라에 애국한 보람으로 여기고 있었다"라며 "전국 삼천리 방방곡곡에 흩어져 있는 회원들이 전부 분개하고 있으며, 정부안이 나오는 대로 본격적인 대응을 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존 수급권자들의 연금액수를 축소할 경우 '소급 적용 금지'라는 원칙을 위배해 위헌이 될 수 있다는 법적 논란도 넘어야 할 고지다. 퇴직공무원들은 연금 지급 액수는 법률에 의해 보장돼 각 수급자들이 퇴직 당사 국가와 체결한 계약ㆍ약속이므로, 이를 깨뜨리는 현재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소급 입법으로 위헌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유 사무국장은 "법치주의 국가에서 정부가 앞장서서 법적 안정을 흔드는 공무원개혁안을 만드는 것은 위헌으로 반드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며 "기존 수급자와 현직 공무원들에 대해선 현재의 법률에 따라 공무원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기존 수급자들의 급여를 삭감하더라도 기존 판례도 있는 만큼 법적 보완만 이뤄지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안행부 관계자는 "이미 2003년에 수급자들의 급여를 물가인상률에 연동해 변경하는 것은 소급 적용도 아니고 위헌도 아니라고 판단한 사례가 있다"며 "기존에 받던 연금보다 액수가 적어지는 문제는 좀 성격이 다른 사안이긴 하지만 잘 준비해서 입법안을 마련하면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정부ㆍ여당이 하위직 공무원들의 반발을 무마하고 형평성 제고를 위해 고려하고 있는 하후상박식 연금 개편안의 마련, 공무원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요구하고 있는 사회적 논의기구 설치 문제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현재 정부안대로라도 공무원 반발을 줄이기 위한 인센티브(퇴직수당 또는 급여 인상)를 줄 경우 재정 안정 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아 집중 논의해야 할 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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