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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회장의 인생 3막' 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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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홀딩스, 유수홀딩스로 재탄생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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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도전하겠습니다. 더욱 큰 회사로 만나 뵙겠습니다."

20일 여의도 한진해운 빌딩 23층 대강당. 유수홀딩스 리런칭(Relaunching) 행사에서 단상에 선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비장한 목소리로 말문을 이어갔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등 참석자들의 얼굴에도 만감이 교차했다.
최 회장으로서는 유수홀딩스의 출범이 인생 3막의 시작이다.

남편 고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이 세상을 떠나기 전 주부로서의 인생이 1막이었다면 2막은 한진해운 회장 시절, 이제 그는 유수홀딩스 회장이라는 세 번째 출발 길에 섰다.

유수홀딩스는 한진해운의 해운사업부문을 조양호 회장에게 넘기고, 3자물류사업부문을만 가져와 설립한 HJLK와 해운물류IT전문회사인 싸이버로지텍, 선박관리회사인 한진SM 등으로 구성된 회사다.
최 회장은 인생 3막을 조용하고 담담하게 시작했다. 당초 행사는 대형 호텔에서 여러 귀빈들을 모시고 성대하게 여는 것으로 계획됐다. 하지만 최 회장의 만류에 비공개로 회사 내에서 귀빈들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열렸다.

이름 석 자에 '한진해운 회장'이라는 직함이 붙을 수밖에 없었던 2007년3월과는 달랐다. 남편이 2006년 지병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슬픔도 뒤로 하고 '회장'직을 맡아야 했던 경황없는 시작과는 다른, 최 회장 식의 차분하고 준비된 시작인 셈이다.

8년간 최 회장 곁에서 한진해운을 지켰던 참모들도 이날 자리했다. 전업 주부에서 국내 1위 해운사 오너로의 변신한 최 회장과 지난 4월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한진해운을 넘겨주기까지 경기침체의 파고 속에서 동거 동락한 OB(Old Boy)들이었다. 최 회장과의 만남은 반가웠지만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은 가슴 깊숙이 남아있었다.

최 회장이 한진해운을 이끌며 각별한 친분을 쌓게 된 재계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특히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재계 대표로서 이 자리에 참석해 최 회장을 응원했다.

다만 최근 2018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는 등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그의 일가는 이날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최 회장이 밝힌 한진해운홀딩스의 새로운 이름은 '유수홀딩스'다. 수송보국의 한 길인 한진 대신, 최 회장 자녀들의 돌림자를 넣은 사명을 택했다.

함께 나누는 넉넉함(유, 裕)으로 좀 더 나은 미래를 선도하겠다(수, 秀)는 최 회장만의 색(色)이 가미된 사명이다. 최 회장의 제 2 창업은 과거를 버리고 나서야, 비로써 시작된 셈이다.

최 회장은 이날 "지난날의 시행착오와 간과했던 부분들로부터의 교훈을 잊지 않고 철저한 반성과 다짐으로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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