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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의 습격]요수불이(夭壽不貳)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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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의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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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수불이.
젊음과 늙음이 다르지 않다,라고도 읽히고,
요절하는 것이나 장수하는 것이나 다르지 않다,로도 읽히는
묘한 말씀입니다. 사실은 둘은 같은 말이기도 합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은 아침에
맹자가 말한 요수불이(진심章)를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더 많이 깨닫는 것도 아니고
늙도록 살았다고 복받은 일도 아니라는 것.
그 차이란 건 그저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쯤 되는
부질없는 길이일 뿐이라는 깨달음은,
그토록 살이에 집착하는 인간생명에게
충격적인 단언이기도 합니다.

맹자는 왜 이런 말을 했을까요.
진심장을 들여다보면 삶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자기 마음을 다하는 사람은 자기 본성을 알고 있습니다.
자기 본성을 알고 있는 사람은 하늘의 뜻을 알고 있습니다.
자기 마음을 잘 지키십시오.
자기 본성을 잘 키우십시오.
그래야 하늘의 뜻을 섬길 수 있습니다.
요절하는 것과 수를 다 누리는 것이 다르지 않으니,
기다리며 몸을 닦으십시오.
그래야 하늘의 뜻을 세울 수 있습니다."(맹자, 진심장)



오래 살았다고 자기가 무엇인지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알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아직 어리다고 자기가 무엇인지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반드시 모르는 것도 아니라는 것.
자기 본성도 모른 채 늙어가고 죽어가는 사람도 있다는 것.
맹자는 그것을 지적한 것일까요.
자기 본성을 알아야, 그제서야 왜 태어났는지,
하늘이 왜 자기를 보냈는지를 알게 된다는 것.
자기 본성과 대화를 하지 않고는, 자기 바깥의 거대한
우주와 결코 대화를 할 수 없다는 것,
영원한 것과 완전한 것과 결코 소통할 수 없다는 것.
맹자는 그것을 지적한 것일까요.
자기 본성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기 마음을 다하는 일이라고 맹자는 밑줄을 긋습니다.
마음을 다 쏟아서 뭔가 하는 것.
그것만이 자기 속에 들어있는 진짜 자기를
발견하는 길이라는 얘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음을 다 쏟아, 공부하고 일하고 사랑하고 책을 읽고
뭔가를 향해 열정을 다하여 나아가다 보면
문득 자기를 발견하고 그 자기의 역할과 능력을 통해
세상에 태어난 이유를 알게 되는 깨달음의 프로세스를
맹자는 간결하게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는 듯 합니다.

내가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일에 감회를 둘 일이 아니라는 것,
내가 나의 방향과 나의 진행을 이해하고 있는지,
무슨 삶을 살고 있는지, 좌절과 슬픔과 고통 속에서
나의 모습들을 읽어내고 이해하게 되었는지,
그런 것들을 생각해봅니다.
요수불이 하니 그것에 연연하지 말고
늙어도 자기와 천명을 모르고 지나가는 자가 되지 않도록
마음을 다해 일하고 공부하라는
그 멘토링에 문득 귀를 기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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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편집에디터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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