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시장 재선 확신할 수 없어"
송영길 보완재 아닌 與 잡은 대체재로 부각될 것
유정복 '대통령과 친하다'면 인천시민 위해 싸울 수 있겠는가
문병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55ㆍ사진)의 눈빛이 확 달라졌다. 6ㆍ4 지방선거 인천시장 출마를 결심할 때만 해도 문 의원은 스스로 느끼기에도 송영길 현 시장의 '보완재'에 가까웠다. 송 시장보다 인지도가 낮은 것이 사실이었고 당이 승리하려면 문 의원이 전략적 카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래 문 의원을 둘러싼 당내 기류가 심상찮다. 송 시장의 현역 프리미엄을 넘을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생기면서다. 또 송 시장을 겨누고 있는 여권 경쟁 주자를 이길 수 있는 '대체재'로 그를 찾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문 의원은 31일 아시아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급해 하지 않고 9회 말 역전홈런을 노릴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선거인단은 대의원 50%와 국민 50%를 혼합해 직접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정당민주주의)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식이 유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의원은 "송 시장의 재선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선을 통해 최적의 후보를 뽑고 에너지를 끌어 모아야 본선에 나가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항마로 떠오른 새누리당 예비후보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에 대해선 "충분히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했다.
문 의원은 "시장 출마자가 할 말은 '대통령과 친하다'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과 친하더라도 인천시민을 위해 싸울 건 싸우겠다'는 것이어야 한다"며 "인천시민의 자존심 문제도 있고 경기도 국회의원이 어떻게 인천에서 시장을 한다고 나오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선거 관점에서 보면 사조직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며 "지금은 중앙당이나 청와대에서 띄워 주면서 반짝 관심을 받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 의원은 '청렴행정'을 키워드로 한 여러 공약들을 제시했다. 인천시 소관 공기업 사장이나 공단 이사장 임명 전에 시의회가 인사청문회를 열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 같은 것이다. 그는 "그동안 안행부는 시도의회의 인사청문회 요청 뿐 아니라 시도지사가 인사청문회를 하겠다는 것조차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금지해 왔다"며 "중앙이든 지방이든 빚더미 공기업이 된 가장 큰 원인은 투명하지 않은 독선적인 인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이번 주 국회에 '지방공기업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그는 "개정안은 시도지사와 시도의회가 합의할 경우에는 인사청문회를 열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개정안 준비를 마치고 현재 공동 발의 의원을 섭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시민과 소통하는 클린UP 인천'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시민감사위원회 설치, 시민정책검증단 구성, 시민제안예산제, 청렴식권제 등 각종 청렴행정 공약을 내놨다.
소속 당의 새 출발에 대해 문 의원은 "창당 초기에는 몇몇 불협화음이 있을 수 있겠지만 논쟁 없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은 독재정당에서나 가능한 것"이라며 "민주당의 노련함과 새정치연합의 참신함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생산적인 논쟁과 소통을 통해 국민에게 지지받는 정당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낙관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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