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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안중근, '영웅'으로 부활하다…뮤지컬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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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6일까지 예술의전당

역사 속 안중근, '영웅'으로 부활하다…뮤지컬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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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뮤지컬 '영웅'이 올해 첫 공연을 선보인 지난 7일. 극의 하이라이트인 이토 히로부미 저격 장면에서 주인공 안중근 의사가 조선 침략에 중심 역할을 해온 이토를 향해 총을 겨누는 순간, 객석 곳곳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총 7번의 총성이 울려 퍼지는 동안 박수는 끊길 줄 몰랐다. 공연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누가 죄인인가'를 외치던 안중근 의사가 끝내 옥중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게 되자 그 넓은 무대에 적막이 흘렀다. 이윽고 훌쩍이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영웅'은 지난 2010년 안중근 의사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서 만든 창작 뮤지컬이다. 초연 당시 제4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최우수 창작뮤지컬상과 연출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등 6개 부문의 상을 휩쓸었으며, 같은 해 제16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도 주요 6개상을 거머쥐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반응에 지금까지 총 6번에 걸쳐 재공연됐으며, 이달 7일부터 2월16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다시 7번째 공연에 돌입했다.
무대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일본 도쿄, 한성의 경복궁, 중국 하얼빈 등을 오가며 스펙터클하게 전개된다. 때는 1909년, 대한제국의 주권이 일본에게 완전히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갓 서른살을 넘긴 조선의 청년 안중근은 동지들과 독립운동의 결의를 다진다. 이와 동시에 조선에서는 명성황후 시해 당시 어린 궁녀로 그 참상을 목격했던 설희 역시 독립운동에 투신할 뜻을 밝히면서 일본 도쿄로 가 게이샤로 위장한다.

하지만 이토 히로부미의 하얼빈 방문 길에 따라 나선 설희는 그를 암살하려는 계획이 실패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고, 중국 하얼빈에서는 일본 경찰와의 추격전에서 독립운동의 뜻을 같이 하던 링링이 총에 맞아 죽고 만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1909년 10월26일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안중근은 어렵게 구한 브라우닝 권총으로 하얼빈 역에 내린 이토 히로부미의 가슴을 명중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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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역사책에서 단편적으로 접했던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는 뮤지컬을 통해 보다 입체적으로 재탄생했다. 여기에는 박진감 있는 무대 연출과 탄탄하게 짜여진 음악이 한몫을 했다. 하얼빈 역으로 기차가 들어오고, 그 위로 눈보라가 휘날리는 장면은 감탄을 자아낼 만큼 생생하고, '영웅', '그날을 기약하며' 등의 음악은 가사전달력과 완성도가 뛰어나다. 특히 안중권이 법정진술에서 "누가 죄인인가"라고 물으며 이토를 죽인 이유 15가지를 조목조목 말하는 장면은 관객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작품에서 그려지는 안중근의 모습은 그야말로 '영웅' 그 자체다. 그러나 그래서 아쉽기도 하다. 동료의 죽음에 가슴 아파하고,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기 전 성당을 찾아 신에게 용서를 구하기도 하지만, 그의 모습은 위인전에서 갓 튀어나온 전형적인 영웅에 머물러 있다. 오히려 일본(천황)을 중심으로 세계를 통일해야 한다는 '대동아 공영권'을 외치는 이토 히로부미를 단순한 악인이 아니라 회한에 젖은 한 인간으로 묘사한 것이 아이러니하다. 주인공 안중근 역에는 JK김동욱, 강태을, 김승대가 캐스팅됐다. 2월16일까지 예술의전당.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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