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여관방 살던 윤씨네 방3칸 집 마련한 사연

동대문구, 여관, 찜질방 전전하던 위기가정 거주지 마련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동대문구(구청장 유덕열)가 여관 모텔 찜질방 등에서 미성년 자녀와 살고 있는 주거위기가정 거처를 마련하고 새로운 거주지로 이사하도록 지원해 화제가 되고 있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동대문구는 주거위기가정 일제조사를 통해 전농동에 있는 여관에서 5년째 거주하고 있는 윤씨네 4식구를 발견,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의 임차금을 지원받아 이사하도록 도왔다.

현재는 여관 2층 방 1칸에 4식구가 살고 있는 윤씨네 가족은 주방시설도 없이 방에서 휴대용 가스렌지에 취사를 하고 화장실에서 손빨래를 하며 겨울을 지내고 있어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성탄절 다음날인 지난 26일 새롭게 이사하는 곳은 LH공사에서 시행하는 매입임대주택으로 지하에 있는 집이지만 방3칸, 거실, 부엌 등이 있어 넓고 가족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다.

그 동안은 한창 예민한 시기에 있는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에 다니는 딸들이 여관에서 등교하는 게 항상 미안했지만 남편이 일용직을 해 겨우 4식구가 먹고 살아야 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곳으로 이사는 엄두도 못 내었다.

윤씨 부인 강모씨는 "무엇보다도 딸들에게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윤씨네 가족은 26일 이사할 때 본인 소유의 가구나 가전제품이 전혀 없어 동대문구사회복지협의회 도움으로 쌀과 김치, 이불, 생필품을 지원받고 동대문구 재활용 제1센터의 후원을 받아 냉장고도 마련했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자녀를 키우기에 열악한 환경에 있던 가족을 깨끗하고 따뜻한 집으로 거처를 옮겨주게 돼 너무 기쁘다"면서 "이 가족이 새로 이사해 화목하고 단란하게 생활하고 아이들이 더 열심히 공부해 앞으로 잘 살 수 있는 자립의 터전이 마련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구는 항상 구민의 어려움을 보듬어주고 구민의 마지막 희망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