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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대화]"작은 거인의 큰 세상".‥왜소증 장애인의 60전6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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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110cm의 작은 몸으로 이지영(사진)은 삼성 테크윈 인사팀 직원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주목한다. 그 눈길은 취업준비생이 삼성이라는 대기업에 입사한 선배직장인을 바라보는 눈길과는 전혀 다르다. 그녀의 스펙은 여느 일반인들과 다를 게 없다.

그러나 매일같이 거인들의 세상에서 부대끼고 배운 것들, 한눈에 도드라지는 핸디캡을 갖고도 60전 61기의 도전 끝에 직장에 입사한 그녀의 필살기 그리고 어느 순간이든 당당한 태도로 많은 이들의 귀감을 산다. 최근 이지영이 쓴 "불편하지만 불가능은 아니다"는 자신의 약점 혹은 결핍에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세상의 잣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교훈을 전한다.
"거인국에 도착한 로빈슨 크루소처럼 나는 너무 작은 키로 커다란 세상에 불시착했다. 그래서 많이 넘어지고 울기도 했지만 나는 사람들의 시선보다 조금 더 낮은 곳에서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곳까지 낱낱이 볼 수 있었다." (프롤로그 중 일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미운 오리새끼 같은 내 키가 내게 준 선물이 하나 있다. 희안하고도 감사한 선물인데 내가 어디를 가든 나를 한번 본 사람은 결코 잊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록 그게 장애를 가진 내 남다른 생김새만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결코 나쁘지만은 않다. 이 세상을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겐 저마다 존재의 이유가 있다. 나는 남들에 비해 턱없이 작은 키로 인해 남다른 경험과 생각들을 원없이 하게 되었고, 또 앞으로 하게 되리라." (본문 중 일부)
[저자와의 대화]"작은 거인의 큰 세상".‥왜소증 장애인의 60전61기 원본보기 아이콘

"자신의 일을 열렬하게 사랑하라.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은 동료들, 선후배들, 회사를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인생과 일을 조화롭게 꾸릴 줄 안다. 내가 아는 성공한 직장인들은 모두 '회사'가 아니라 '자신의 일'과 지독하게 연애한 '애사심' 넘치는 사람들이었다."

저자는 어린 시절, 뼈와 뼈 사이의 연골에 문제가 있는 '가성연골무형성증'이라는 희귀질환으로 키가 자라지 않았다. 늘 학교에서 놀림을 받았고 화장실에도 제대로 못 가 방광염에 걸리기도 했다. 소풍이나 특별활동, 체육시간엔 언제나 제외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그녀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서울로 올라와 대학엘 진학하고, 4년동안 장학금을 받았다. 졸업 후엔 마라톤대회에 참여하고, 엑셀과 브레이크가 발에 닿지 않지만 운전면허를 취득했다. 또한 남들처럼 호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그녀는 호주에서 생활할 당시 어느 임신한 왜소증 장애인 여성을 만난 적이 있다. 임신과 출산이 장애인 여성에겐 너무 큰 꿈이라고 생각했던 그녀는 호주의 왜소증 여성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자신과 똑같은 장애아를 낳는 것이 걱정되지 않아요 ?" 그 여성은 대답했다. "두려울 것 없습니다. 장애가 나오든 그렇지 않든 나는 아이를 행복하게 키울 것입니다. 나는 장애인으로 태어나 불행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그렇기에 내 아이도 불행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녀는 연수 후엔 취업을 위해 60여통의 이력서를 썼다. 오랜 도전 끝에 삼성에 입사, '열정樂서'의 임직원 강연자로, KBS '강연 100℃', '아침마당' 등의 방송에도 출연하고, 각종 강연회의 강사로도 활동중이다. 그녀는 항상 말한다.

"나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다. 하지만 장애는 불가능이 아니라 불편함일 뿐이다." 그리곤 또 말한다. "뒤뚱거리고 뚱뚱한 내 자신을 나는 사랑한다. 이런 나조차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사랑해주지 않겠는가 ?" <'불편하지만 불가능은 아니다'/이지영 지음/문학동네 출간/값 1만5000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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