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매일같이 거인들의 세상에서 부대끼고 배운 것들, 한눈에 도드라지는 핸디캡을 갖고도 60전 61기의 도전 끝에 직장에 입사한 그녀의 필살기 그리고 어느 순간이든 당당한 태도로 많은 이들의 귀감을 산다. 최근 이지영이 쓴 "불편하지만 불가능은 아니다"는 자신의 약점 혹은 결핍에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세상의 잣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교훈을 전한다.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미운 오리새끼 같은 내 키가 내게 준 선물이 하나 있다. 희안하고도 감사한 선물인데 내가 어디를 가든 나를 한번 본 사람은 결코 잊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록 그게 장애를 가진 내 남다른 생김새만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결코 나쁘지만은 않다. 이 세상을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겐 저마다 존재의 이유가 있다. 나는 남들에 비해 턱없이 작은 키로 인해 남다른 경험과 생각들을 원없이 하게 되었고, 또 앞으로 하게 되리라." (본문 중 일부)
"자신의 일을 열렬하게 사랑하라.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은 동료들, 선후배들, 회사를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인생과 일을 조화롭게 꾸릴 줄 안다. 내가 아는 성공한 직장인들은 모두 '회사'가 아니라 '자신의 일'과 지독하게 연애한 '애사심' 넘치는 사람들이었다."
저자는 어린 시절, 뼈와 뼈 사이의 연골에 문제가 있는 '가성연골무형성증'이라는 희귀질환으로 키가 자라지 않았다. 늘 학교에서 놀림을 받았고 화장실에도 제대로 못 가 방광염에 걸리기도 했다. 소풍이나 특별활동, 체육시간엔 언제나 제외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그녀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서울로 올라와 대학엘 진학하고, 4년동안 장학금을 받았다. 졸업 후엔 마라톤대회에 참여하고, 엑셀과 브레이크가 발에 닿지 않지만 운전면허를 취득했다. 또한 남들처럼 호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그녀는 연수 후엔 취업을 위해 60여통의 이력서를 썼다. 오랜 도전 끝에 삼성에 입사, '열정樂서'의 임직원 강연자로, KBS '강연 100℃', '아침마당' 등의 방송에도 출연하고, 각종 강연회의 강사로도 활동중이다. 그녀는 항상 말한다.
"나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다. 하지만 장애는 불가능이 아니라 불편함일 뿐이다." 그리곤 또 말한다. "뒤뚱거리고 뚱뚱한 내 자신을 나는 사랑한다. 이런 나조차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사랑해주지 않겠는가 ?" <'불편하지만 불가능은 아니다'/이지영 지음/문학동네 출간/값 1만5000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