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에서 전자와 관련, '허위 합의효과' 또는 '합의 착각 효과' 등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후자는 '주의 전환의 오류'라는 이론으로 설명한다. 사실 이런 의문은 사소해 보여 크게 이의를 다는 사람은 드물다. 또한 심리학자들이 여기까지 답했을 것이라고 여기지도 않는다. 헌데 이런 질문을 던지고 차분히 답해주는 이가 있다. 우리 대표 지식인의 한명으로 꼽히는 강준만 교수(전북대 신문방송학과)다. 최근 '강남 좌파', '안철수 현상', '갑을의 나라' 등 커다란 사회의제를 공론화시켜온 것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다.
이같이 평범해 보이는 질문에 이론적인 근거를 들어 '왜' 이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지를 설명한다. 나아가 "왜 한명의 죽음은 '비극', 100만명의 죽음은 '통계'인가", "왜 엘리트 집단이 최악의 결정을 하는 걸까", "왜 치킨가게가 3만개를 넘어섰을까" 등 다소 진지한 질문도 곁들인다. 특히 '감정 독재'에 관한 50가지의 '왜 ?'라는 질문에 수많은 학자들의 다양한 이론과 의견을 끌어들여 답을 한다.
즉 강 교수는 오늘날 속도가 생명인 인터넷과 SNS로 대변되는 커뮤니케이션 혁명 결과 우리는 과거보다 더 견고한 '감정독재'에 살고 있다고 전제한다. 이어 속도는 감정을 요구하고, 감정은 속도에 부응함으로써 이성의 설 자리를 잃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사람들은 사소한 질문에도 감정과 관련한 것이라면 대답을 못 한다. 또한 갈수록 '왜'라는 질문을 회피하고, 문제가 생겨도 분석조차 없이 당장 해결하려드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지적한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에 맞는 이론을 찾거나 그 이론에 따른 인과관계만 분석해도 문제 해결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강 교수는 이론만 추구하는 것에도 경계한다. 하지만 어느 경우의 감정 활동이든 그에 맞는 이론이 있으며 최소한 이론에 대한 검증을 통해야만 문제를 공유하기에 유리해진다고 말한다.
"싸움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감정독재와 싸우는 방법은 사실상 타협하는 법이다. 정면승부를 해선 결코 이길 수 없으며 이성의 완전 분리는 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타협이 가능한 것들을 긍정적으로 살려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감정독재/강준만 지음/인물과 사상사 출간/값 1만5000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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