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그려지는 과학자들은 브라운 박사만큼 극적인 상황에 놓이는 순간이 많다.
유명한 수학자 존 내쉬에 대한 실화를 영화화한 '뷰티풀 마인드'에서 내쉬도 뛰어난 능력 때문에 원치 않는 일에 동원된다. 내쉬 박사는 아내에게도 숨긴채 소련의 암호를 해독하는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하지만 점점 소련 스파이가 자신을 미행하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며 불행의 길을 걷게 된다.
하지만 영화 속의 모든 학자들이 음울하게 그려지는 것은 아니다. 영화 '플러버'에서는 공중을 날아다닐 수 있는 말캉거리고 끈적이는 물질인 '플러버'를 개발한 필립 브레이너드 교수가 등장한다. 브레이너드 교수는 명랑 쾌활하고 즐거운 모습으로 그려진다. 비록 자신의 결혼식 날짜를 두 번 이나 잊는 등 건망증이 심하지만.
미래를 위한 기술과 이론을 알려내려는 과학자에 대한 대중의 막연한 불안감과 의구심들이 영화 속에 투영되며 과학자의 모습이 왜곡되게 그려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미래를 여행하거나 투명인간이 되는 등 질서를 깨는 시도가 가져오는 불안감을 모두 감당해야만 하는 주체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