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가뜩이나 비수기인 데다 눈까지 와서 오는 사람도 없다. 문의도 지난달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전세는 물어보는 데 집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약수동 J공인 관계자)
8·28대책을 통해 발표된 취득세 영구인하 법안이 4개월여만에 국회를 통과했지만 강북권 주택 시장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매매시장 비수기로 접어든 시점에서 취득세 혜택을 받겠다는 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든 영향이 가장 크다. 계절적 영향에다 장기적인 시장 침체와 집값 추가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요 자체가 말라 붙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법안 통과가 정부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신뢰도를 높인 점만은 상징적으로 꼽힌다. 장기적으로는 거래시장을 살리는 호재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몇 년새 새 아파트가 줄줄이 들어선 청구역~신금호역 일대 중개업소의 경우 12월 들어 단 한 건의 매매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한 곳도 있다. 청구역 인근 M공인 대표는 “11월부터 걸려오는 문의는 90%가 전세로 세금 인하와 상관없이 수요자들은 아직 집을 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호가가 재조정 되는 등 매매값 하락세는 다소 멈춘 것으로 보이지만 봄 이전까지 거래량과 매매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란 어렵다”고 밝혔다. 실제 청구역 바로 앞 900여가구 규모의 ‘청구e편한세상’ 85㎡(전용)는 지난달 매매하한가 기준 5억6000만원에서 5억6500만원까지 소폭 올랐지만 거래는 뜸한 상태다. 반면 전셋값 4억원대 초반으로 10월 이사철을 겪으면서 치솟은 거래값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저가 매물이 몰려 있는 성북구 정릉동 일대도 마찬가지다. 43㎡대부터 122㎡대까지 다양한 평형대를 보유한 ‘정릉중앙하이츠빌’의 경우 크기와 상관없이 모두 거래량이 줄면서 가격도 빠졌다. 12월 들어 호가는 다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공통된 설명으로 취득세 영구인하가 시장을 살린 호재로 꼽히지만 바닥 수요를 깨우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곳 60㎡는 8월 이후 매달 1000만원씩 떨어져 12월 현재 2억4000만~2억6000만원대에 거래가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서울 전역은 대부분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5주만에 하락세를 벗어나기는 했지만 짙어진 관망세로 매매가 변동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다. 실제 서울은 지난주 ▲강서(-0.06%) ▲송파(-0.06%) ▲강동(-0.05%) ▲성북(-0.04%) ▲영등포(-0.03%) ▲강북(-0.02%) ▲광진(-0.02%) ▲도봉(-0.01%) ▲관악(-0.01%) 등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한 구역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김은선 부동산114리서치센터 대리는 “취득세 영구인하 등 수 개월째 국회에 묶여 있던 법안들이 결국 통과됐지만 집값 추가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다”며 “다만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만하다”고 전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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