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후속조치]전문가 “시장 정상화 의지 눈길…실효성은 한계”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3일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 대책 후속조치에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새 정부 출범 후 발표된 2차례 대책의 핵심안들이 국회에 표류된 상황에서 정부가 스스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을 적극 반영했다는 이유에서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1%대 금리가 적용되는 공유형 모기지 확대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본사업 물량을 1만5000가구, 2조원 범위까지 대폭 확대했다는 것은 잠재된 주택매매 수요를 끌어들여 시장 정상화라는 큰 틀을 유지하겠다는 계산에서 나온 획기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도 모기지 확대를 유효한 정책으로 꼽았다. 전체 거래량 중 상당 부분이 생애최초 구입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기지 공급을 늘리면 시장에도 도움된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손익형 공급물량을 20%로 제한한 것은 수익자부담원칙으로 인한 기금손실을 막기 위한 것으로 평가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정부가 국회 법안 통과만을 기다릴 수 없는 상황에서 주택기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돌파구를 만든 셈”이라며 “저리대출을 포함해 모기지를 확대한 부분은 전세 안정을 위한 정부의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희망임대리츠의 중대형 매입 확대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85㎡ 이하로 묶인 면적제한을 폐지한 것에 대해 권 박사는 “경기도 일대 미분양을 줄이고 시중 매물 감소로 인한 주택거래 정상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부채로 인한 가계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 역시 “최근 중소형 주택 선호 현상으로 인해 처분이 곤란한 85㎡ 초과 주택을 보유한 하우스푸어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현 시장의 요구를 잘 해석한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이번 후속조치들의 조정폭이 미세해 실효성이 적을 것이라는 지적도 일부 나왔다. 우선 희망임대리츠 확대의 경우 중대형으로 공급을 늘린다고 했지만 대상 물량이 1000가구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에 조정된 정책들의 폭을 살펴보면 (대상 물량이 제한적이어서) 시장 영향력 면에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후속대책의 의미는 기존 정책들을 세부적으로 조정하고 걸렀다는 데 있다”고 평가했다.

박 전문위원은 “매매로의 전환, 하우스푸어 구제책 등이 눈에 띄지만 결국 전세로 사는 사람들을 위한 정책은 빠졌다”며 “국회에 묶인 법안 통과와 함께 추가적인 세부안에 대한 보완이 이뤄져야 시장의 정상국면 전환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