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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미술가 이구영 "미술의 민주적 정신 회복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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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공공미술가 이구영 "미술의 민주적 정신 회복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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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미술은 사회구성원들이 함께 소통하기 위한 도구로 아주 오래된 시각 언어다. 그러나 미술은 사적 소유의 수단이 되거나 특정 집단의 이데올로기를 표현하는 등 미술과 사회구성원간의 괴리가 넓어졌다. 고상한 생산물, 훈련된 이들의 아주 특별한 영역, 신비화된 생산자와 생산과정 등 수많은 요인들로 미술이 변질돼 왔다. 문화재가 때로 혐오시설로 둔갑한 개발 만능 시대에 미술이 소통을 위해 본연의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

이구영 화백(46, 사진)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공공미술가이자 도시의 문화게릴라다. 이구영은 지난 90년대 초반 공공미술에 입문한 이후 환경미술, 거리미술, 참여미술 등으로 불리는 공공미술을 줄곧 기획, 창작해 왔다. 주로 작업실 대신 거리, 전시실 대신 도심 공간으로 미술을 끌고 나와 소통하기를 즐긴다.
지금껏 생산한 벽화, 도심조형물 등 공공미술품이 200여점에 이른다. 공공미술이 지역주민, 지자체 등과 협의해야 할 부분이 많고, 공동작업이 요구되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작품이 아니다. 이 화백은 "사람들이 미술로부터 멀어지고, 미술이 사람을 떠나면서 소통의 도구라는 본래의 성격을 잃은 측면이 있다"며 "더 이상 권력이나 자본과 결탁해 사회 구성원이 누려야할 소통, 교감을 고사시키는 첨병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도시라는 공간 안에서 만난 아이들, 학생, 아주머니, 아저씨 등 여러 사람들과 부딪치고 나누고 이야기하며 함께 미술을 영위하는 것은 작가로서 대단한 행복이다. 때로 의도하지 않은 작품으로 예술성이 떨어진 작품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주민, 학생 등 일반인들과 함께 작업하는 과정에서 얻는 소통의 즐거움에 비하면 아주 작은 부분이다."

이 화백은 "공공미술이 도시계획 및 설계, 건축, 조경, 디자인 등의 요소들과 결합, 균형 있는 도시 표정을 만드는데 협력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공공미술가들이 도시문화경관 및 재생 프로그램의 매니저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미술은 미술의 민주적 정신을 담는 그릇"이라고 설명한다.
그런 이 화백의 의도가 드러난 것이 이번 '공공미술-게릴라미술'전이다. 27일 광화문역(5호선) 7번 출구 내 광화랑에서 열린다. 전시 장소가 전철역 지하도로 출퇴근하느라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을 관람객으로 삼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구일역 허브수 벽면작품, 당진벽화 예술길, 대우테크노 큐브 벽화, 인디아나 존스-벽면요철 등 다양한 공공미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도시민들이 살아가는 공간에서 일관되게 소통의 커뮤니티를 추구하고 있는 이구영의 작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도심에 새로운 문화경관을 부여하는 공공미술은 삶의 공간에 담긴 문화적 의미를 재발견하고, 낡은 도심을 재생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도시의 회화적 커뮤니티 개발을 위한 지속가능한 모델을 제시해가는 이구영의 공공미술전은 우리 일상을 새롭게 인문화시켜준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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