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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렉의 아버지 "완벽한 애니 위해 2억달러 안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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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슈렉', '쿵푸팬더'로 애니메이션계의 최고 거장이 된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최고경영자(CEO·63·사진)는 오랫동안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왔지만 요즘 특히 일하는 게 즐겁다. 어느 때보다 애니메이션의 인기가 뜨겁기 때문이다. 자신이 공 들여 만든 작품을 많은 이가 즐기며 웃는 게 그야말로 즐겁다.

카젠버그는 최근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과 가진 인터뷰에서 애니메이션 그리고 삶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그의 신조는 애니메이션 제작에 돈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한 편을 제작하는 데 웬만한 블록버스터급 실사영화 제작비가 들어간다. 적어도 2억달러(약 2114억원)는 필요하다.
충분히 그럴 만하다.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실사영화처럼 수려한 영상을 만들어내려면 어떤 영화보다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인력 400~500명이 4~5년 동안 13만 프레임을 만들어야 한다. 각 프레임은 각기 다른 12개 제작 단계를 거친다. 과정마다 프레임에 10~100번의 수정이 가해진다. 이를 모두 합하면 애니메이션 한 편에 5억 프레임 정도가 소요된다. 엄청난 제작비가 들어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카젠버그는 비용을 절감한답시고 외부에 아웃소싱할 계획이 없다. 드림웍스는 이미 인도에 스튜디오를 두고 있다. 하지만 비용 때문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인력이 인도에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용과 타협하지 않는 게 카젠버그의 영화제작 철학이다.

그는 기존 영화업계가 애니메이션 기법을 더 받아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전보다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고 있지만 실사영화도 변하지 않으면 앞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일부에서는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영상 서비스가 뜨면서 애니메이션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카젠버그의 생각은 다르다. “드림웍스에 넷픽스는 축복”이라고 말할 정도다.

드림웍스가 극장판 영화를 내놓은 뒤 TV용 시리즈까지 제작하면 새로운 수익이 창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극장·비디오·DVD에 머물던 시장이 인터넷 시대를 맞아 더 확장되면서 카젠버그에게 또 다른 기회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카젠버그가 가장 아끼는 작품은 뭐니뭐니해도 릫슈렉릮이다. 과거의 애니메이션들은 공주나 왕자 이야기 일색이었다. 이런 판에 릫슈렉릮은 괴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그만큼 리스크가 컸다. 하지만 릫슈렉릮은 흥행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괴물 이야기도 평범한 동화로 성공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천재들로 넘쳐나는 할리우드에서 이제 지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카젠버그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할리우드에는 친절하고 평범한 이가 많다. 할리우드 사람들 모두 이기적인 괴짜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이는 자기를 두고 한 말이다.

카젠버그는 최근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창조경제에 대해 대화하기도 했다. 그는 대화 중 상상력의 보고인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프랑스 방문 당시 오르세 미술관을 찾은 것도 그 때문이라는 후문이 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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