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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으로 다리 자르려던 러시아 소녀, 선병원서 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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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병원서 혈관종양판정, 무릎 아래 절단 진단…대전 선병원 이승구 박사 2차례 수술로 걷게 돼

선병원 이승구(왼쪽에서 2번째) 박사와 라나, 라나의 어머니가 수술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선병원 이승구(왼쪽에서 2번째) 박사와 라나, 라나의 어머니가 수술 뒤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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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걷게 되면 가장 해보고 싶은 거요? 신나게 춤추고 싶어요. 그리고 러시아로 돌아가 우리 집 강아지, 고양이들이랑 마음껏 뛰어놀고 싶어요.”

러시아에서 선천성 오른쪽 하퇴부 혈관종양으로 ‘다리 절단’이란 절망적인 말을 들었던 소녀가 대전 선병원에서 희망을 되찾았다. 지난 8월에 1차 수술을 끝낸 쿠체렌거 스베트라나(9살)가 10월 말 2차 수술을 위해 선병원 소아정형외과 이승구 박사를 찾았다.
라나의 병명은 ‘해면상 혈관종(Hemangioma)’. 병원에 왔을 때 오른쪽 발목과 발뒤꿈치, 발등에 퍼진 암조직으로 뼈까지 녹아내린 상태였다. 3년 전 악화된 다리는 혈관이 스펀지모양으로 바뀌어 근육주위로 엉겨 붙으면서 정상다리보다 2배 이상 굵어졌다. 이후 발뒤꿈치 피부괴사가 일어나 걸을 수 없게 됐고 급기야 절단을 권유받았다.

라나의 엄마 이리나 씨는 “사할린, 모스크바국립의대 등 러시아에서 안 다닌 병원이 없을 정도다. 최근엔 모스크바 소아병원 암센터에서 무릎 아래쪽을 잘라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슬픔에 잠겨있던 중 한국인 선교사에게 선병원 소아정형 전문의 이승구 박사님을 소개받고 희망을 얻었다”며 한국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수술을 맡은 이 박사는 “모스크바의과대로부터 종양이 퍼진 부위, 범위 등 라나의 상태를 전달받고 살펴보니 상황이 안 좋았지만 자연치유능력이 뛰어난 어린아이라 잘만 치료하면 걸을 수도 있겠다 싶어 수술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두 차례에 걸친 부분절제술을 통해 뼛속까지 파고든 종양을 없애는 데 성공. 라나는 현재 퇴원 후 재활·물리치료를 받으며 휠체어 없이 걷는 연습을 하고 있다.

라나의 치료엔 각계 지원과 관심도 잇따랐다. 라나가 살고 있는 러시아 돌린스크시 시민들은 성금을 모아 전했으며 현지의 한인교회에서도 성금모금에 동참했다. 선병원도 환자의 어려운 형편을 전해 듣고 진료비 일부를 도왔다.

발레리나가 꿈이었던 소녀 라나에게 최근 새로운 꿈이 생겼다. 바로 한국어를 공부해 아픈 사람을 도와주는 통역사가 되는 것. 라나는 “한국이 너무 좋다. 저도 이곳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특히 저처럼 몸이 아픈 사람들에게 제가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한편 정형외과 이승구 박사는 소아정형외과, 골관절종양 분야 권위자로 카톨릭의대 성모병원 부원장 등을 지냈다. 의과대학 교수로서 30년 넘게 고난도수술을 여러 번 성공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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