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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여성CEO]⑦두 번 해고당는데도 고맙다는 월가의 여성 철인 샐리 크로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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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샐리 크로첵(Sallie Krawcheck.48)은 미국의 인재들이 즐비하다는 월스트리트에서도 시쳇 말로 ‘잘나간다’는 경영자였다. 그리고 ‘가장 힘있는’ 여성 경영자로 꼽힌 인물이었다.

브로즈 85 오너 샐리 크로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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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2008년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 도산 이후 주요 투자은행에서 두 번이나 해고됐지만 “그 때 해고되서 고맙다”고 말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그녀는 2007년부터 4년간 미국 투자은행 시티그룹과 메릴린치의 요직을 차지한 경영자였다. 그녀는 2008~09년 금융위기 절정기에 비크람 판디트 당시 시티그룹 최고경영자(CEO)와 대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시티그룹이 만든 금융상품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에게 돈을 돌려줘야 한다고 고집을 피우다 물러났다.


그녀는 뱅크오브 어메리카가 메릴린치를 인수한 직후 신규 사업 부문 대표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크로첵은 매출을 올렸지만 뱅크오브어메리카가 2011년 2분기 88억달러의 손실을 내자 구조조정 차원에서 또 해임됐다.

고통은 이루 감내하기 어려웠지만 그녀는 깨달음도 얻었다. 고난의 시기에는 고위직 특히 여성을 자른다는 게 그것이다. 그녀는 영국 BBC에 “제가 경기 침체기에 수천 번 들은 것은 ‘그녀에게 기회를 주고 싶지만 지금은 다양성을 부여할 때가 아니다’는 말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녀가 지난 5월 ’85 브로즈’를 인수한 것도 이런 깨달음 때문이었다. 즉 경영층에서 성별 균형을 바로 잡고 싶다는 게 그녀의 목표였다.

85 브로즈는 미국 맨해튼의 브로드 스트리트 85번지에 있는 골드만삭스에서 근무한 재닛 핸슨 등 여성 금융 종사자 몇몇이 은행 여직원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만든 것이다. 현재 85 브로즈는 130여개국에 유료 회원 3만여명을 둔 거대 조직으로 성장했다.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월가에서 잘난 크로첵이었지만 여성 경영자임을 제대로 말하지 않은 소심한 인물이었다. 크로첵은 인수 당시 올린 글에서 “저는 평생 재계 여성이라는 토픽을 피하려고 했고 말을 너무 많이 한다면 언젠가는 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막연히 걱정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저의 표준 대답은 일을 완수하는데 집중하자였다”고 회고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출신인 크로첵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고 컨설팅회사 샌포드 번스타인의 기관투자가 조사 담당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녀는 조사 부문 대표를 거쳐 시티그룹의 스미스바니 최고경영자(CEO)에 임명돼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천이 선정하는 40세 미만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에 꼽히기도 했다.


크로첵은 2004년 최고재무책임자로 승진한데 이어 2007년 자산운용사업부문 CEO로 승진했다가 두 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시련을 겪으면서 그녀는 많이 성숙하고 단련됐다. 그녀는 글을 쓰면서 자기의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경영진의 성이 다양할수록 수익이 높고 변동성도 적으며 혁신은 많고 고객중심이 되며 주주 수익률은 높고 성불평등은 줄어든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이를 바탕으로 85 브로즈를 인수했다.

크로첵은 BBC에 “금융위기 탓에 성의 다양성 특히 금융서비스 분야의 성의 다양성이 정체됐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어려운 때는 동류와 같이 있는 게 쉽고 그것은 결국 손쉬운 수단이 된다”면서 “아웃사이더를 배척하려는 이런 경향 탓에 자주 나쁜 결정을 한다”고 단언했다.

월가에서 잘 나갈 때 그녀도 이런 얘기를 여러 번 들었지만 별로 귀담아 듣지 않았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그녀는 85 브로즈의 목표는 월가와 다른 거대 조직 경영진들에게 성의 다양성이 성공에 중요하며 위기 시에 동류나 동족 집단끼리 결속을 강화하기 보다는 외부인의 관점에 문호를 개방할 것을 설득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회원들에게 귀를 여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부 회원이나 다른 영향력 있는 여성이 경영하고 있는 기업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목표로 삼고 있다.

크로첵은 “제 인생에는 부침이 많이 사람들이 어떻게 견뎌냈느냐고 묻는다”면서 “많은 기업가들이 경영자가 되는 데는 낙관주의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감사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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