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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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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호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정진호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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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식이 없다, 주인의식을 가져라'는 얘기에 직장인들의 스트레스가 많다. 경영자가 직원에게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것이 당연하게 들리지만,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자는 거다. 조직 구성원은 객(客)이 아니라 주인이라고 생각한다. 현대 기업에서 주식 소유 여부에 따라 주주만이 주인이라면, 회장만 주인이라면 수십만명 직원에게는 너무 슬픈 말이다. 조직을 구성하고 이끌어 나가는 직원도 기업의 당당한 주인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 주변에는 회사 일을 자기 일로 하는 사람도 있고, 남의 일 하듯 하는 사람도 있다. 그 둘 사이에는 분명 마음가짐도 업무 진행 방식도 그 결과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기업의 주인인 직원들이 왜 주인이 아닌 객처럼 일하는가? 주인이 주인답게 일하지 않는 데는 장애물이 있기 때문이다. 보통의 경우 장애물만 제거해 준다면 직원들은 주인답게 일할 수 있다.
주인이 주인의식이 없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예를 들어 가정의 주인은 그 구성원이다. 그런데 자녀들이 가정에 정착하지 못하여 방황하고 급기야 가출하는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가 많다. 일탈 행동은 일차적으로 당사자인 자녀들의 문제지만 원인은 부모의 책임인 경우가 많다. 가정 경제에 무책임한 부모, 강압적인 부모, 크고 작은 부부싸움이 끊어지지 않는 환경, 자녀를 차별하는 행동 때문에 자녀들이 가정의 주인임에도 가족의 구성원이 되기를 포기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투명하지 못한 기업 경영, 공정성이 없는 인사, 그리고 직원들을 머슴 부리듯 하는 경영자나 상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심각한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경영되는 기업에도 주인의식에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첫째, 직원들에게 일의 의미나 가치를 심어주지 않는 경우다. 일을 하는 이유가 단순히 월급을 받고 회사가 돈을 버는 것이라면 직원들은 업무에 주인다운 책임감을 발휘하지 못한다. 책임감이 없으면 높은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기업이 망하지 않고 존재하는 데는 세상에 주는 의미와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에게 우리 기업이 세상에 존재하는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알게 하여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게 하는 사명감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직원들에게 기업의 목표를 명확하게 공유하지 않는 경우다. 기업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기업이 어디로 가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비전이며 큰 목표다. 목표가 명확해야 하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다.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없으면 열정이 생기지 않고 일에 몰입하기도 어렵다. 기업에 비전과 목표와 같은 끝그림이 없거나, 있긴 있지만 직원들에게 공유되지 않으면 직원들은 자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잊어버리기 쉽다. 그래서 목표가 필요하고 이왕이면 가슴 설레는 목표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우선순위와 일하는 원칙 및 기준을 세우지 않은 경우다. 핵심가치가 분명하지 않으면 경영자나 리더들은 의사결정에서 '이랬다 저랬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예측이 안 된다. 일관성이 없어 예측이 안 되면 직원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게 되고 수시로 바뀌는 칭찬과 질책 기준에 헷갈리게 된다. 결과적으로 경영자나 상사가 결정해 줄 때까지 스스로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시켜야만 일을 하게 된다.
 주인의식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사명 부재, 비전 부재, 그리고 핵심가치 부재다. 경영자는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주인이 주인답게 행동할 수 있도록 사명감을 심어주고, 비전을 제시하고, 핵심가치를 바로 세우는 것이 먼저다.

정진호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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