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에서 각 종 우등상을 휩쓴 그녀는 1984년 인도 산업신용투자회사 즉 ICICI의 견습생으로 입사해 CEO에 오른 입지전의 인물이다. 올해로 만 29년째 근무하고 있다.
그녀는 입사 초기 섬유와 제지, 시멘트 등의 분야 프로젝트 평가와 모니터링 업무를 맡아 산업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쌓았다.
코차르는 93년 ICICI 은행 설립팀의 일원으로 은행에 파견됐다가 이듬해 사업본부장 대리, 1996년 부사업본부장으로 승진했다. 그녀는 1996년 사업본부장으로 승진해 ‘주요 고객 집단’을 이끌었다.
이렇게 밑바닥부터 시작한 코차르는 2006년 4월 ICICI은행 전무대리에 임명되는 등 승진을 거듭해 2009년 5월 전무이사 겸 CEO직에 올랐다. 입사 24년만이었다. 그 사이 결혼도 했고 아들과 딸도 뒀다.1996년부터 CEO직을 수행해온 재쟁한 K.V.카마스의 후임자여서 실적부담이 적지 않았지만 그녀는 7년째 ICICI를 이끌고 있다.
역전의 노장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녀도 최근 글로벌 경제와 인도를 덮친 현실에서 는 자유롭지 못하다.인도를 비롯한 신흥시장에 값싼 달러의 홍수를 일으켰던 미국이 지난 5월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한 뒤 자금이 일거에 빠져나가면서 인도는 루피 가치 폭락, 환율 급등, 물가상승,경상수지 적자 확대 등 온갖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은행이 영업하기에는 최악의 여건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코차르 CEO는 28일자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최근 인도 제조업 부문 침체와 루피와 환율, 금융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표시하면서 인도의 장기 성장 전망을 여전히 낙관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근 루피 약세가 인도 경제의 구조적 약점을 보여줬는데 무슨 교훈을 얻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인도 경제는 2년 전까지 연평균 9%로 성장하다 성장률이 4.5%로 조정을 받으면서 상당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루피 약세에서 배울 만한 교훈은 인도의 성장 견인차는 역시 투자와 민간 소비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루피는 8월28일 달러당 사상 최저치인 68.8450까지 급락했다.
코차르는 이어 “최근 나타난 인도 경제의 침체가 인구 배당효과를 바탕으로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징조는 아니다”고 단언하고 “지난 몇 년간 성장의 견인차인 투자가 크게 둔화된 만큼 다시 성장의 큰 견인차로서 투자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도에는 뿌리 깊은 관료제와 공무원 사회의 부정부패가 만연해 월마트와 포스코 등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미 발표한 투자계획을 거둬들이고 등을 돌렸다.
그렇지만 코차르는 여전히 투자잠재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녀는 “우리나라는 인구 대국인 만큼 우리가 생산하는 모든 제품에 대한 수요가 있는 나라”면서 “투자 잠재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의사결정 절차가 더뎌졌다”고 말했다.
그녀는 제조업 부문 침체와 관련해서도 다른 견해를 보였다. 코차르는 “지난 10여년간 인도의 성장을 본다면 성장의 큰 부분은 서비스 부문에서 나왔다”고 전제하고, “만약 성장을 위해 힘을 보태려고 한다면 그것은 제조업이 돼야 한다”고 인정했다.
인도 중앙은행인 인도준비은행(RBI)이 금융부문 개혁이 필요하다거나 인도 은행들은 중국 은행의 갖고 있는 규모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코차르 CEO는 인도 금융부문의 역동성을 강조했다. 그녀의 반박 논리는 금융부문은 국내총생산(GDP)보다 2.5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현재 인도 금융부문은 연율 14~5%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인도가 만약 잠재성장률인 8~9%의 성장을 달성한다면 금융부문은 22~25% 사이의 어느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녀는 금융부문이 당면한 스트레스는 단기에 그칠 뿐이라는 견해를 보였다.즉 프로젝트를 완료하는 데 지체되거나 석탄이나 가스 등이 없어 완수하는 데 시간이 걸려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게 지연되는 탓이라고 그녀는 설명했다.
코차르는 “경제가 회복하면 이런 프로젝트도 충분히 역량을 발휘해 결국에는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며 미래를 낙관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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