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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 작성 끝..재계, 침묵의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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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국내 주요 그룹들이 소리소문없이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재계의 분위기가 어둡다.
 일각에선 지난 1997년 외환위기(IMF) 당시를 연상케 하는 칼바람이 몰아칠 것이란 우려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세계경제 침체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각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외부에 구체적인 구조조정 규모를 알리지 않은 채 은밀하게 인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기업은 구조조정이 아니라 '인력 재배치'나 '문제성 직원 솎아내기'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실적이 부진한 데다 내년 경기 전망도 불투명해지는 등 불황이 지속될 조짐이 보이자 인력 감축을 통해 부담을 줄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주요 그룹은 각 사업 부문별로 명예퇴직, 희망퇴직, 권고사직 등 인력 감축 리스트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10대 그룹 중 한 곳인 A사는 최근 팀장, 부장급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이 그룹은 주요 계열사들이 차입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유동성 리스크가 높아지자 인력 감축 카드를 선택한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달 초 부터 희망 퇴직을 받고 있는데,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추가로 신청자를 받을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감원 규모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오너 리스크로 심각한 경영 부재에 처한 B그룹은 일부 실적 부진 계열사와 금융 계열사를 중심으로 인력을 감축할 방침이다. 이 그룹은 해당 계열사별로 이른바 '명퇴리스트'에 오른 직원에게 퇴사를 권고하고 있다. 노조에도 공식적으로 희망퇴직을 받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중화학 업종이 주력인 C그룹은 최근 사무직 100여명에 대해 '회사를 그만둘 것'을 통보했다.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이 아닌 권고사직 방식이다. 이 그룹은 감원을 할 정도의 경영상태가 어렵지 않지만 조직 슬림화 차원에서 인력 감축에 돌입한 것이다.

 구조조정중인 D그룹은 전사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중이다. 연말 까지 희망신청자를 받는데, 세부적인 목표는 알려져 있지 않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인력 감축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그간 퇴사 등을 통해 20% 정도 인력 규모가 줄어든 만큼 최대 50% 까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 그룹은 부장급 이상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재계 서열 10위내인 E그룹은 이미 상시적인 구조조정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이 기업은 매년 연말 정기 인사를 앞두고 명예퇴직,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인력조정을 진행한다. 최근 이 그룹은 영업본부 소속 50대 초중반 팀장급 이하 직원 100여명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마쳤다.

 하지만 일부 기업에서는 사측의 일방적인 인력 감축에 직원들이 반발하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 실제 STX조선해양, 팬오션 등의 STX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인력 및 사업 구조조정에 본격 돌입하면서 노조측과 마찰을 빚고 있다.

 또 사무직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에 돌입한 F사의 경우 내부에서 직원들간의 심각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불황이 장기화되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대기업의 인력 감축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것"이라며"상당수 기업은 구조조정의 파장을 우려해 쉬쉬하며 내부적으로 소리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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