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가는 해외 여행지다. 2003년만 해도 홍콩을 다녀간 중국인 관광객 수는 850만명 정도였지만 지난해 그 수는 3500만명으로 급증했다. 지난 1년간 홍콩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 증가율은 24%다. 이번 1~7일 국경절 황금연휴 동안 중국인 관광객 100만명 이상이 홍콩을 방문할 전망이다. HSBC은행은 2015년께 홍콩의 중국인 방문객 수가 5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홍콩으로 몰려드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이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의 주범이기도 하다. 특히 상업지구의 상점 임대료는 상승세를 멈출 줄 모르고 있다. 홍콩의 상업 중심지 코즈웨이 베이 지역의 러셀 스트리트에 위치한 버버리의 경우 한 달 매장 임대료로 100만달러(약 10억7400만원)를 내고 있다.
일부 브랜드들은 지나치게 높은 임대료 때문에 점포를 이전하는 수고를 감당하고 있다. 미국 의류브랜드 랄프로렌과 제이크루가 중심 쇼핑가 보다 임대료가 10~20 배 싼 헐리우드 로드 등 인근 지역에 매장 오픈을 준비중이다.
상가 뿐 아니라 주택시장도 가격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일부 지역의 주택 월세 가격은 2008년 이후 세 배로 치솟았으며 지금도 계속 상승하면서 중산층의 가계 부담을 더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홍콩 경제가 중국의 성장률과 미국 통화정책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 특수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더 가파르게 나타난다.
미국이 그동안 양적완화 정책을 펴면서 엄청난 유동성이 홍콩으로 흘러 들어왔다. 다이와증권에 따르면 홍콩의 외환보유고는 현재 3000억달러가 넘으며 2008년 말 이후 두 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홍콩에 유동성이 넘쳐나지만 미국처럼 제로 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부동산 외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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