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은 11일 서울 한양대에서 열린 두산 그룹 채용설명회 직후 기자와 만나 "회의에 참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앞으로 전경련 회장단 월례회의에 참석하기 힘들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두산그룹 관계자는 "오후 3시 예정된 서울대 일정으로 인해 회의에 참석하지 못 한다"고 설명했다.
상의는 민간 경제단체 중 상공회의소 법에 따라 설립된 유일한 법정 단체다. 임의단체인 전경련과 법적 지위가 다르다. 대한상의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서울은 물론 지방 상공인까지 망라한 대표성 있는 기구다. 실제 대한상의 회원사는 대기업 2320개사, 중소기업 13만개사나 되는 반면에 전경련은 대기업 508개사에 불과하다,
전경련과 대한상의는 그동안 재계 현안 문제에 대해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재계 대표 단체의 맏형 자리를 두고 경쟁해왔다.
전경련 역시 박 회장과 같은 사례가 단 한 번도 없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 당시에는 박 회장의 형인 박용오 회장이 전경련 회장단(비상근 부회장) 회의에 참석했다. 비오너 출신으로는 손길승 SK 회장이 전경련 부회장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두산그룹 측에서 요청이 올 경우 이사회 등 절차를 거쳐 박 회장 대신 다른 부회장을 찾을 수 있지만 현재로선 두산그룹으로부터 어떤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설명했다.
재계는 박 회장이 전경련 회장단에서 탈퇴할지, 회장단에 이름만 두고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계속 불참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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