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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아이들과 셀카, 이슬람 왕비에게 머리숙여 인사..교황의 파격과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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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아이들과 셀카, 이슬람 왕비에게 머리숙여 인사..교황의 파격과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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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서민 교황', '파격 행보'. 지난 3월 선출된 새 교황 프란치스코에겐 늘 이런 수사가 함께 붙어온다. 서글서글한 눈매에 아이처럼 미소짓는 교황은 청소년들과 셀카를 찍는가 하면, 바티칸 교황청을 찾은 이슬람 국가 요르단의 라니아 왕비에게 먼저 깊이 머리 숙여 인사를 하는 등 이례적인 행보로 화제가 되고 있다. 권위를 버리고 친구처럼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서려는 그의 모습은 그 자체가 가톨릭과 교황에 대한 기존 이미지에 반전을 가하고 있다.가톨릭 역사상 '프란치스코 교황'이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이름은 호르헤 베르골료. 그는 로마와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주교였다. 그는 새 교황명을 정할 때 "'가난한 사람을 잊지 말라'는 이야기가 나의 내면에 다가왔고,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미국의 가톨릭 신학자이자 역사가인 매튜 번슨이 쓴 신간 '교황 프란치스코는 누구인가'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사임 이후 콘클라베(Conclave, 추기경 비밀회의)를 통해 추기경 베르골료를 새 교황으로 선출했던 과정과 교황 프란치스코의 생애가 담겨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갑작스런 사임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교황이 선종(善終, 대죄가 없는 상태에서 죽음) 이전에 직위에서 물러난 것은 1415년 그레고리 12세 이후 처음이었다. 이에 대해 한 추기경은 "(교황의 사임은) 우리 모두를 위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는 가톨릭 교회의 내부 혁신과 '그리스도' 본질로의 회귀가 새 교황의 선출 과정에 녹아 있다는 점을 설명한다.

이 책은 교황 프란치스코의 생애를 자세히 다루고 있어, 그의 사상과 교황이 되기 이전의 삶을 살펴보기에 유의미하다.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그는 철도노동자로 이민을 온 가정의 아들이다. 부모는 모두 이탈리아인이다. 베르골료는 독일에서 공부해 신학박사 학위를 받아 주교가 되기 전까지 문학, 심리학, 철학, 신학 등을 가르치는 교수로 활동했다. 또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주교로, '호르헤 신부'라고 불리길 원했던 그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영적 지도자였다. 그는 아르헨티나 군부독재시절인 1970년대 군부에 쫓기던 많은 이들에게 숨을 곳을 마련해 해외로 도피하게 했고, 체포된 이들이 석방되도록 도왔다. 추기경 시절 베르골료는 호스피스 센터를 찾아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에이즈환자 12명의 발을 씻어주며 입맞춤했다.
전 세계 12억 가톨릭 신자들의 수장인 교황이 어떤 사람인지, 그가 생각하는 세계 교회의 방향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또한 지금 한국 교회를 반추해보며, 교회뿐만 아니라 종교가 추구해야할 본질을 이 책을 통해 다시 질문해 볼 만하다.

<교황 프란치스코 그는 누구인가, 매튜 번슨 지음, 제병영 옮김, 하양인, 1만8000원>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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