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3일 오전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원활한 수사 진행을 위해 비공개 소환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변호인을 대동하지 않은 채 언론 노출을 피해 이날 오전 7시30분께 서초동 검찰청사에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재용씨는 또 처가의 도움을 받아 전 전 대통령 비자금을 미국으로 빼돌린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최근까지 재용씨의 부인 박상아씨와 장모 윤모씨 등을 불러 이들이 2003~2005년 미국 애틀랜타, 캘리포니아에서 고가 주택을 사들이고 마트 등에 투자한 경위를 집중 추궁했다.
앞서 검찰은 재용씨가 2001년 세운 데이터베이스 보안업체 웨어밸리도 압수수색했다. 이 회사는 전 전 대통령의 자금 관리인으로 지목된 인사들이 회사 지분과 대표 자리를 넘겨받았고, 재용씨의 두 자녀가 대주주로 등재돼 있다. 검찰은 설립 단계부터 이 업체로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흘러들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밤늦게까지 재용씨를 조사하고 일단 집에 돌려보낸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 사법처리 방침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안팎에선 범죄수익은닉 및 조세포탈, 외국환관리법 위반, 재산국외도피 등의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용씨를 시작으로 장남 재국씨, 삼남 재만씨에 대한 소환조사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검찰은 재국씨가 실소유주인 150억원 상당의 경기도 연천군 허브빌리지 일대 부동산 13만여㎡를 지난달 29일 압류하고, 2일에는 삼남 재만씨의 장인 이희상씨가 운영하는 동아원 본사 및 관계사 11곳을 압수수색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박나영 기자 bohena@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