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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이케아 광명점 공사 시작…찬반 반응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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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윤나영 인턴기자]지난해 기준 연매출 40조원을 올린 '가구공룡' 이케아가 한국 진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경기도 광명시가 지난 1일 이케아 광명점에 대한 건축허가를 내리면서 일부분에선 공사가 이미 시작됐기 때문. 이를 두고 중소 가구업체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반면 입점을 반기는 소비자들도 있어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이케아 광명점 신축공사를 알리는 표지판

이케아 광명점 신축공사를 알리는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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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시작된 광명 현장=
지난 23일 찾은 이케아 광명점 신축현장. 광명역 1번 출구로 나와 약 십 분정도 걸었더니 황톳빛 공사장에 도착했다. 주변에 건물들이 없어 황량한 느낌을 받았지만 곳곳에서 오피스텔과 기타 시설의 공사 모습이 눈에 띄어 광명시가 이 지역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공사를 알리는 표지판을 뒤로 하고 현장 입구에 들어서니 현장 직원 십여 명이 바쁜 걸음으로 자재를 나르고 있었다. 멈춰 서 있는 굴삭기도 눈에 들어왔다. 이날 오전부터 내린 비 탓에 잠시 쉬고 있는 것이었다.
지난 23일 경기도 이케아 광명점 신축 부지에서 근로자들이 현장을 이동하고 있다.

지난 23일 경기도 이케아 광명점 신축 부지에서 근로자들이 현장을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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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직원은 본격적인 토목 공사 전 공사현장 사무실을 짓기 위한 직원들이었다. 이케아는 당초 20일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개발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중소가구업계의 반발이 이어지자 착공식을 취소하고 일부분에서만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이케아는 7만8198㎡의 부지에 2개동 지하2층, 지상 4~6층 규모의 매장을 2014년 말 개점할 예정이다.

공사 건설사인 대림산업 관계자는 "지난주에 착공은 들어갔으나 아직 사무실도 다 안 지어져서 본격적으로 공사를 진행하진 않고 땅을 팔 준비만 해둔 상태"라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우선 사무실을 짓는 게 시급하다"며 "이렇게 되면 당장 며칠 뒤부턴 제대로 된 공사가 시작될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예상과 달리 이날 현장에선 공사 반대 세력을 볼 수 없었다. 예정대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 현장 직원은 "공사 시작부터 반대시위 같은 것은 없었다"며 "어차피 광명시에서 건축허가 다 난 상태고 이제 잘 짓기만 하면 되는데 왜 반대를 하나"고 오히려 되물었다.
◆이케아 진출…가구업계는 울상, 소비자는 환영=
광명역사거리에서 개봉교 사이에 있는 광명가구단지. 사람들로 북적였던 곳이었지만 이젠 옛 이야기가 됐다. 이미 폐업해서 문을 닫은 매장들도 있었고 가구매장으로 가득 찼던 곳에 고깃집, 호프집, 편의점, 마트 등이 들어와 상업지역에 가구매장이 껴 있는 느낌이었다.

이곳 가구관계자들은 이런 상황에 이케아까지 진출해 "죽을 것 같이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한 가구 매장 주인은 "가구단지 모두 초상집 분위기다. 시위도 하고 집회도 하고 해봤지만 안 되더라. (이케아)들어오면 다 망한다"라며 씁쓸해했다.

취재진이란 설명에 얼굴엔 실망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안 그래도 요즘 손님이 없어서 어쩌다 한 두명 매장 안에 들어오면 손님인가 싶어 바로 뛰쳐나가는데..."라며 말을 흐렸다.

인근 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광명가구협회 총무인 정희균씨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그에게 심정을 묻자 "죽는 소리 한다고 하는데 진짜 죽을 것 같으니까 죽는 소리 하는 거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밥그릇 지키기' 논란에 그는 "이케아 측이랑 광명시가 짜고 치는 고스톱에 우리가 놀아나고 있는 느낌이다. 언론 보도 나간 것만 보면 이케아는 상생을 하려고 이런저런 노력을 하는데 우리가 자꾸 억지를 부린다는 식으로 나와 있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얘기다"라고 일축했다. 상생을 위한 협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는 이야기였다.

또 다른 매장 주인도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여기가 무너지면 근처 지역 상권과 지역 경제가 도미노처럼 다 무너지게 돼 있다"며 "단지 가구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며 광명시만의 문제도 아니다. 이는 어찌 보면 대기업과 글로벌기업의 횡포에 관련된 한국사회 전체의 문제로 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생각은 이들과 온도차가 있다. 광명역에서 만난 직장인 윤 모 씨는 "이케아 마니아다. 일산에 제품을 파는 곳이 있어 가끔 들르는데 교통이 불편했다"며 "광명역이면 KTX로 한 번에 갈 수 있어 매우 기대한다"고 말했다. 직장 동료들도 이케아 입점을 반긴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대학생 김 모 씨도 "솔직히 가구가 많이 비싸지 않나. 실용적이고 저렴한 제품이 들어온다는데 마다할 소비자는 없을 것"이라며 "디자인이 맘에 들더라. 나중에 신혼집에도 이케아 것을 사서 쓰고 싶다"고 설명했다.

한편 논란의 중심에 있는 광명시는 앞으로 이해 당사자들이 모이는 협의체를 열어 계속 협의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가구업계 등 중소상인과의 구체적인 상생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는 설명이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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