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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오바마 거부권 논쟁…韓·美 교수 한판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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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 삼성 의식한 조치…법적 정의엔 어긋나 VS 대중적인 결정이지만 대통령 권리 아닌가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조목인 기자]"정의가 실종된 결정이다."(문송천 교수) vs "어쩔 수 없는 결정이다."(크리스탈 셰퍼드 교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아이폰 수입 금지 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 두 교수의 해석은 달랐다. 삼성-애플 특허전에서 미국의 노골적인 '애플 편들기'에 대해 문송천 교수는 "정의가 사라졌다"고 개탄한 반면 크리스탈 셰펴드 교수는 "현실적인 결정"이라고 두둔했다. 한치의 양보 없이 진행되는 삼성-애플 특허전만큼 두 교수의 시각은 첨예하게 맞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문송천 카이스트대학교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와 크리스탈 셰퍼드 네브라스카대학교 법학 교수는 최근 tbs eFM의 시사 프로그램 '디스 모닝(This Morning)'에 출연해 오바마 대통령의 아이폰 수입 금지 거부권 행사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

문 교수는 "삼성이 북미에서 승자가 돼 가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은 국가적, 대중적 이익을 고려한 것으로 법적 정의에 의한 결정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삼성의 북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분기 20%대(29.4%)에서 2분기 30%대(35.2%)로 증가하는 등 3개월만에 급성장했다"며 "다른 업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로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철저하게 비즈니스에 입각한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문 교수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9일 삼성 제품 수입 금지 결정을 내렸는데 오바마 대통령이 아이폰 수입 금지 때와는 달리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리라는 것은 너무나도 뻔한 일"이라며 "미국에는 자국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만 있다"고 강조했다.
셰퍼드 교수는 시시비비를 떠나 미국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극히 이례적으로 대중적이고 정책적인 결정"이라면서도 "거부권은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뿐 아니라 대통령 직속기구인 ITC도 미국의 국익에 기반한 결정을 내리는 곳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ITC는 지난 6월 아이폰 수입 금지 판정을 내리긴 했지만 이전부터 애플에 유리한 결정을 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셰퍼드 교수는 "ITC의 설립 목적에는 좋든 나쁘든 미국 기업의 입장을 고려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ITC가 기능을 하려면 미국 국내 기업들이 있어야 하고 삼성도 미국에 들어 온 이상 이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이전에는 6차례의 거부권 행사가 있었고 그 이후 거부권 행사는 없었다"며 "대통령의 이번 거부권 행사는 향후 ITC 행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해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좋지 않은 선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문 교수와 셰퍼드 교수는 양사가 서둘러 특허전을 끝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셰퍼드 교수는 "특허 전쟁으로 그동안 많은 자원이 낭비됐는데 이런 자원은 혁신이나 값싼 휴대폰 생산에 쓰일 수 있는 것들"이라며 "이 같은 분쟁은 사실 불행한 일로 (이 불행이)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미국 법원이 삼성에 애플에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액으로 5억9950만달러(약 6700억원)을 책정했는데 삼성이 애플에 받을 통신 표준특허 로열티도 그 이상이 될 것"이라며 "ITC가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삼성이 카피캣 이미지를 벗었는데 차라리 삼성이 지급할 것은 지급하고 받을 것은 받는 등 서둘러 특허전을 마무리해 전 세계 소비자들한테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면 삼성의 이미지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송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는 소프트웨어, 정보기술(IT) 전문가로 유럽 IT학회 아시아대표이사로 활동하는 등 IT 대중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크리스탈 셰퍼드 네브라스카대학교 법학 교수는 지적재산권 전문가로 ITC 변호사, 미국 하원 특허·상표 관련 위원회 자문위원장을 역임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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