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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극한 재앙 속에 피어나는 휴머니즘(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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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극한 재앙 속에 피어나는 휴머니즘(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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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영준 기자] 지난 2002년 발병한 신종 질병 '사스(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를 기억하는가. 당시 중국을 시작으로 홍콩을 거쳐 전 세계로 확산된 신종 질환 사스는 수 억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은 물론 전 세계를 아비규한으로 만들어버렸다. 사스와 같은 목숨을 위협하는 신종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에서 발병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도 평온하고 쾌적한 일상의 도시에서 일어나게 된다면 말이다.

영화 '감기'(감독 김성수)는 조용한 주거지역인 분당에서 급작스런 감기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벌어지는 사투를 그려내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를 피해 살아야 하는 사람들과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한 사람들 간의 대립을 통해 인류애에 대한 고찰을 말해주고 있다.
'감기'는 밀입국 노동자들을 분당으로 실어 나른 남자 병우(이상엽 분)가 원인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급작스럽게 사망하는 비극적인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병우는 약국을 찾아 가지만 약사는 단순한 감기로 판단했고 이는 결국 '재앙의 씨앗'이 된다. 이 영화는 일상적인 질병인 '감기'를 죽음의 바이러스로 전면에 내세워 다른 재난 영화보다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즉 일상생활에서 혐오감 없이 받아들여 온 감기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바이러스로 변하기에 이를 보는 관객의 입장은 이 상황이 더욱 충격적이고 사실적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평온했던 도시가 하루아침에 아비규환으로 변한 모습은 마치 전쟁터를 연상시킬 정도로 오싹함을 자아낸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탈출을 시도하는 시민들과 이들의 폭동을 막기 위해 시민들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정부 관료들의 대조적인 모습은 관객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역사를 되돌아봐도 마찬가지다. 인류에 재앙이 발발하면 가장 먼저 앞장서는 계층은 일반 시민들이고 이들이 곧 사회를 바꾼다. '감기' 역시 신종 바이러스 퇴치와 사건의 마무리는 극중 주인공인 지구(장혁 분)와 인해(수애 분)가 책임진다. 정의감 넘치는 구조대원 지구는 몇 번이고 빠져나갈 수 있었던 상황을 마다하고 빛나는 직업의식으로 혼란에 빠진 시민들은 물론 죽을 위기에 처한 인해의 딸 미르(박민하 분)까지 구해내는 괴력을 발휘한다.
지구를 통해 영화는 대재앙 속에서도 잃지 않는 인간애와 휴머니즘을 말해주고 있다. 극 초반 인해는 자신의 딸인 미르만을 치료하기 위한 이기적인 감염내과 전문의로 비춰졌지만 지구의 투철한 의식을 보고 그 역시도 인류의 생존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이처럼 '감기'는 극한 상황에서도 변치 않는 인류애를 상기시켜주면서 감동과 희열을 이끌어낸다. 더불어 영화는 재난 블록버스터답게 도시의 참담한 광경을 사실감 있게 표현해내 관객들의 공포와 전율을 배로 느낄 수 있게끔 해준다. 죽음과 공포로 올 여름의 더위를 가시게 할 재난영화 '감기'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장영준 기자 sta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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