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오승우 역도 대표팀 총감독이 여자 국가대표 선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오 감독은 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허리를 다친 선수를 직접 치료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라며 "선수를 치료한 것에 대해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지만 당사자가 수치심을 느꼈다면 잘못을 분명히 인정하고 사과한다"라고 밝혔다.
오 감독은 이에 대해 "A선수는 문제가 빚어진 당일 오전 훈련 도중 허리를 다쳐 일어나지 못했다"며 "곧바로 트레이너의 마사지를 받은 뒤 오후 훈련에 참여했으나 가벼운 기구를 들다가 허리를 재차 삐끗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직접 마사지를 제안한 이유에 대해 "당시 여성 트레이너가 다른 팀과 함께 선수촌 외 훈련에 참여하고 있었고, 또 다른 남성 트레이너는 다른 선수들의 훈련을 돕느라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오랫동안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허리 부상이 생겼을 때 어떤 식으로 마사지하면 낫는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며 "A선수를 마사지한 치료실 주변에는 코치진과 남자 선수 등 20여 명이 훈련하고 있었고, 치료실 커튼 역시 완벽히 닫혀 있지 않아 성추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가족이란 생각으로 한 행동이었는데 선수가 수치심을 느꼈다면 다시 한 번 사과하겠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오 감독은 이와 별도로 A선수가 연맹에 진정서를 제출하기 하루 전 보낸 안부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역도연맹은 오 감독을 1개월간 보직 해임하고 태릉선수촌에 출입할 수 없도록 했다. 이 기간 동안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진상을 규명한 뒤 정식 징계 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안효작 연맹 전무이사는 "오 감독은 올림픽을 두 번이나 치러낸 훌륭한 지도자이나 이번 문제는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판단했다"라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성추행과 관련된 조사위원회가 남성들로만 구성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여자 이사 3명이 있는데 참여할 수 있는 여성 위원을 포함시켜 총 6명의 진상위원회를 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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