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이 상황에서 최고경영자(CEO)가 쉴 수 없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이 올해도 여름휴가를 반납했다. 2010년 1월 부임 후 4년 연속이다.
리먼쇼크와 대량 리콜사태 등 악재 속에서 한국 땅을 밟은 나카바야시 사장은 임기 4년차를 맞아 개선된 실적에도 불구 "일본차의 위기다. 독일차 공세에 대응해야 한다"며 휴가 대신 현장을 택했다.
이는 최근 몇 달 간 한국토요타가 진행한 대규모 할인마케팅으로 판매량이 늘면서 일부 지역에 물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보고에 따른 것이다. 또한 내달 예정된 아발론의 국내 시장 출시를 앞두고 시장상황을 점검하고 딜러들을 직접 격려하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임직원들은 주말을 포함해 일주일간 여름휴가를 보내지만 나카바야시 사장은 올해 여름휴가 계획이 없다"며 "딜러숍 방문을 위해 지방을 찾는데 틈을 내 그 지역의 문화유산 등을 둘러보는 것으로 휴가를 대신한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본사에 말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기도 하다. 이에 힘입어 한국토요타는 2011년 단 3대에 불과했던 신차를 2012년에 거의 매달 출시하는 등 라인업을 대폭 강화했고, 지난 5월에는 국내 도요타 브랜드 출범 후 최대 월간 판매량을 달성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나카바야시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적자폭이 줄고 있다. 이제 출발선에 섰다"며 "도요타가 전 세계에서는 1위지만 한국에서는 추격자다. 치고 올라가기 위해 더욱 힘내자"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한국 수입차 시장에 강하게 부는 독일차 공세를 가장 염려하고 있다. 뉴캠리 등 신차효과가 거셌던 전년 대비 줄어든 판매량도 그의 숙제다. 올 상반기 한국토요타는 4331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18.7%의 감소폭을 보였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할인마케팅을 이달에도 지속할 지 여부는 여전히 고심 중"이라며 "프리우스는 지금 주문해도 한두달 기다려야할 정도로 인기다. 물량이 달려 팔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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