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최근 5년간 외국 정부기관에 의해 적발된 한국인 불법 성매매 사범은 미국에서 가장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인신매매, '섹스관광'이 급증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아직까지 단 한명도 적발된 사례가 없다. 이는 정부마다 외국인들에 의한 자국 내 성매매 행위에 대한 법규와 대응방법이 다른 데서 비롯된 결과이긴 하지만 우리 정부와 관련 당국의 좀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한국 남성들에 의한 성매매가 심심찮게 터져왔던 동남아 지역에서의 성매매 적발 통계는 아예 없다는 것이다. 한국인에 의한 이른바 '동남아 섹스 관광'이 단속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얘기로, 이에 대한 당국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최근 동남아 성매매 관광과 관련한 내용을 조사한 정재원 국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는 "인터넷 카페를 통한 성매매 관광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이에대한 적극적인 단속과 함께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 한국인에 의해 성매매가 가장 심한 지역에 전담 경찰력을 배치해 집중 단속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 여성들이 성매매를 위해 외국으로 송출되는 경우도 크게 끊이지 않아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불법성매매와 관련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의 경우, 적발된 불법 성매매 사범에는 한국 성매매 여성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면서 "중국의 경우는 성구매자인 한국남성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통계에 잡혀있지 않은 성매매가 합법인 호주를 포함해 외국의 성매매 업소로 보내지는 여성들은 상당수가 빚을 떠 앉고 있는 국내 성매매 여성들"이라며 "성매매 알선 조직과 브로커들이 조직적으로 퍼져 있다"고 말했다.
이들 '원정 성매매' 여성을 위해 정부는 민간여성단체와 협력해 조사단을 파견했다. 지난해부터 호주 멜버른, 시드니 등에, 올해 미국 텍사스 등에 파견된 조사단 활동가들은 직접 한국인 성매매 여성들을 만나 피해상황을 듣고 귀국을 지원하고 있다. 부산지역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관계자는 "호주의 경우 한국인 브로커와 조선족 업주로 구성된 알선조직들이 성매매 여성들을 인신매매하고 착취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식 음성 성매매 업소인 키스방, 노래방과 접대문화를 그대로 해외에 유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호주의 성매매 종사자 중 한국여성은 이미 1000명을 넘긴 상황이다.
오진희 기자 vale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