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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兆 ‘용유·무의개발’ 해지 가닥.... 커지는 주민 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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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잇시티, 자본금 400억 증자 못 지켜.... 인천시 이달 말 기본협약 해지 결론낼 듯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총 사업비 317조원’. 용산개발사업의 10배가 넘고 우리나라 1년 예산과 맞먹는 규모로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인 인천 ‘용유·무의도 관광문화레저복합도시 개발사업’(에잇시티)이 계획대로 추진될지 좌초될지 기로에 서게 됐다.

에잇시티 개발은 오는 2030년까지 용유·무의도 80㎢ 면적에 호텔복합리조트, 한류스타랜드 등을 조성해 숫자 '8' 형상의 에잇시티를 완성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차례 시한 연장에도 불구, 317조원의 총사업비에 비하면 속된 말로 ‘껌값’에 불과한 자본금 400억원을 증자하지 못해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특수목적법인 ㈜에잇시티는 현금 대신 대주주인 KI코퍼레이션 소유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즈만 시 땅을 현물 출자하겠다며 등기절차를 밟고 있다.

에잇시티는 법원의 등기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싱가포르 소재의 글로벌 은행을 통해 이 땅을 담보로 현금화 해 대출이자를 못 내 경매위기에 몰린 용유, 무의 주민들에게 토지보상 전 이자탕감을 위해 무이자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천시는 에잇시티가 내놓은 토지는 외국인투자촉진법이나 상법 등 관련법상 출자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내부검토와 함께 두차례나 증자 시한을 넘기터라, 2007년에 켐핀스키가 주도하는 컨소시엄과 맺은 기본협약을 해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최종결론을 이달 말께 내릴 방침이다.

협약 해지 여부는 며칠 더 지켜봐야겠지만 사업권을 계속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이후 토지보상(6조8000억원대 추정) 등 막대한 규모의 사업비를 조달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 때문에 애초 용유무의개발 구상이 무모한 게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온다.

용유·무의 관광단지 구상이 처음 나온 것은 1999년. 당시 인천시는 미국 CWKA사와 협약을 맺고 사업을 추진했지만 2002년 11월 무산됐다.

이후 2005년 에잇시티 컨소시엄의 최대 주주인 켐핀스키 그룹이 투자의향서를 낸 뒤 사업 기간 연장을 거듭한 끝에 2007년 기본협약을 맺은 데 이어 2012년 10월에 에잇시티 사업계획을 최종 발표됐다.

이 과정에서 원래 80조대이던 용유·무의개발사업 규모도 317조원으로 4배 가까이 커졌다.하지만 원대한 청사진이 무색하게 에잇시티는 지난해 말 사업권 확보를 위한 최소 자본금 400억원을 증자하는 데 실패했다. ‘첫 단추’부터 어긋나버린 것이다.

사업이 무산될 경우 최대 피해자는 역시 개발지역 주민이다. 용유·무의관광단지 구상이 나온 이후 23년간 사업 부지 토지주와 주민들은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왔다.

게다가 일부 주민들은 개발을 염두에 두고 논을 대지로 만들어 집을 짓기도 했는데, 이 과정에서 대출받은 돈이 적잖다. 사업구역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주민들은 “사업 해지가 공식화되면 금융권에서 대출 상환 독촉이 시작될 것”이라며 사업 해지에 앞서 새로운 개발계획 등 대책을 먼저 세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시는 난감한 처지다. 사업 해지시 불리한 (이면) 협약 내용으로 자칫 국제소송에 휘말릴 것을 우려하는 듯 표면적으로는 최대한 에잇시티에게 기회를 주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사업이 무산됐을 경우 시가 떠안게 될 비난을 염려해 에잇시티에 선을 명확히 긋지 못하고 있다든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송영길 시장의 정치적인 부담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인천시는 에잇시티와 계약 해지 여부 결정을 목전에 두고 용유·무의도 관광단지 사업을 단계별로 추진하는 게 가능한지를 검토하는 용역에 지난달 착수했다.

이제와서 개발 계획을 없던 것으로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에잇시티만 마냥 믿고 있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처지인 것으로 보인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사업의 향배가 주목된다.




박혜숙 기자 hsp0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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