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은 2011년 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후 "대규모 토목 공사는 더 안 하겠다"는 구호 하에 특유의 공유 철학과 인본주의 등이 담긴 새로운 시정을 일궈나가 시민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그러던 박 시장이 결국 토목 공사의 관리ㆍ감독을 잘못해 7명의 인명이 희생되는 대형 사고에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박 시장 측도 뜻하지 않은 사고에 바짝 긴장한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16일 연예인 홍보대사 위촉식에 불참하고 17일 도시철도 기본계획 발표를 연기하는 한편 21일 가려던 서울ㆍ경기ㆍ인천 시ㆍ도 지사 강화도 마니산 등반도 취소하는 등 청사 내에 머물며 '자숙'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고 직후 현장을 방문했을 때 유족들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일자 17일 오전 다시 현장을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고 시신 수습이 모두 끝난 18일 오전에는 영안실이 차려진 고대 구로 병원을 아침 일찍 찾아 조문을 하기도 했다.
박 시장이 겪고 있는 이번 시련에 대해 SNS 상의 반응은 대체로 두 가지다. 혹시라도 그동안 받은 칭찬에 자만하지는 않았는지, 시정의 한 구석에 아무리 뛰어난 박 시장이라도 세세히 살펴 보지 못한 어두운 측면은 없는지 되짚어 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또 최근 들어 서울시 내부에서 나타나고 있는 '박 시장 독주(獨走)' 현상이 이번 사건의 배경 중 하나라는 분석도 있다. 다소 억울한 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모두 박 시장이 '약'으로 삼아야 할 얘기들이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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