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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록 실종사건...NLL '황당政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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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람위원들, 국가기록원 2차례 방문에도 원본 못찾아
2007년 정상회담시 녹음...녹취록 풀어 2부 제작
문서관리시스템 기술적 결함으로 못찾을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김승미 기자]남북대화록은 금등지서인가? 2007년 남북 정상회의 당시 대화록이 국가기록원에서 발견되지 않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했는지에 관한 진실 규명에 있어서 가장 핵심이 되는 자료인 대화록이 열람위원들의 2차례 방문에도 불구하고 오리무중이다.

금등은 고대 왕실의 비밀문서를 담은 궤로, 주나라 주공의 충성심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영원한 제국'이라는 소설에서 사용되기도 했다. NLL에 관한 진실을 풀어줄 핵심 열쇠에 얽힌 미스테리를 풀어본다.
◆ 애당초 없었나? =2007년 정상회담 당시 남북 정상간의 대화는 휴대용 녹음기로 녹음됐는데, 녹음 상태가 좋지 않아 국정원이 녹취를 풀어 대화록 2부(1부 청와대, 1부 국정원)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노 전 대통령이 PC를 통해서 대화록을 확인했다는 당시 청와대 참모 증언들도 있다. 대화록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대해선 이견이 없는 셈이다.

대화록이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았을 가능성은 없을까.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은 "참여정부에서 보고된 자료가 대통령 기록관에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온라인 보고 시스템이기 때문에 일부 자료만 빼거나 파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국정원 해명대로라면 대통령 기록물을 보고 발췌를 했다는 것인데 기록원에 원본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참여정부 시절 마지막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냈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대화록 원본 공개를 제안했다는 점에서, 참여정부에 의한 문서 폐기 가능성은 크지 않은 셈이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국정원에) 녹음 원본 파일까지 건네주면서 정리하라고 하지 않았냐"며 "(참여정부가 파기했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성립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문서 폐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2008년 한나라당(현재 새누리당) 이진복 의원은 이지원 시스템을 저장디스크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원본데이터 디스크가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 왜 못 찾는 것인가?=국가기록원은 청와대의 자료 생산 시스템인 이지원 (e-知園)시스템을 이관 받아 자체의 문서 관리 시스템인 PAMS(대통령 기록물 관리시스템)로 전환했다. PAMS는 문서간의 보안 등급의 차이 등으로 인해서 자료간의 연결 정보가 차단되어 있는 등 접근 상에서 제한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PAMS에서 보존 연한 내의 지정기록의 경우 검색이 제대로 되는지 여부 또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대통령 지정기록물은 15년간 보호받도록 되어 있다. 기술적 결함이 있을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배제 못하는 것이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근무했던 정치권 핵심 관계자는 "열람 위원들이 1차, 2차 열람에서 대화록을 찾지 못했다"며 "기술적 문제로 못 찾는 것 같다"고 말한다. 대화록 실종사태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는 셈이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국가기록원에서 찾지 못할 경우 이지원 시스템을 복원해서 이관 내용을 확인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한 검색을 통해 찾지 못할 경우 수작업으로 문서를 찾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참여정부에서는 대화록을 국가기록원으로 넘겼지만, 이명박ㆍ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해당 기록이 없어졌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가적으로 찾아서 없는 것이 확인이 된다면 이명박 정권을 의심할 수 박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이 장기적인 쟁점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은 황당하다는 반응 을 보이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대화록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여야간에 대화록이 사라진 것에 대한 책임을 두고서 치열한 공방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최소 열람, 최소 공개'라는 원칙으로 대화록 정국을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대화록 원본 기록 유무가 새로운 돌발 변수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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