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는 식어가는 경제를 다시 끓어오르게 할 수 있는 13억 중국인구의 소비 촉매제를 얻게 됐고 중국은 유럽연합(EU)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스위스와 FTA를 체결하면서 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7일 분석했다.
FTA가 발효되면 중국의 스위스 수출품 99.7%가, 스위스의 중국 수출품 84.2%가 관세 면제 혜택을 받게 된다. 관세 인하 항목까지 합치면 스위스 수출품의 99.99%가, 중국 수출품의 96.5%가 혜택을 받게 돼 사실상 양국의 상품, 서비스 교역의 장벽이 완전히 허물어지는 셈이다.
예컨데 스위스가 중국에 수출하는 시계의 경우 10년에 걸쳐 현행 60%의 관세가 점진적으로 면제된다. 시계와 보석류는 스위스의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2%일 정도로 주력 품목이다. 중국은 섬유, 신발, 기계류를 FTA 발효 직후부터 무관세로 스위스에 수출할 수 있다. 중국이 스위스에 수출하는 주력 상품은 기계와 전기전자제품류로 전체 수출물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요한 슈나이더 암만 스위스 재무장관은 "이번 FTA 체결로 스위스 기업은 중국 진출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됐으며 세계 2위 경제대국에 제품을 파는데 경쟁 우위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가오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장도 "포괄적이고, 수준이 높으며, 양국에 모두 이득이 된 FTA"라면서 "일반적으로 높은 수준의 FTA는 관세철폐비율이 90% 이상인 것을 말하지만 우리는 이보다 더 좋은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양국의 교역 분야 외에도 중국이 유럽 선진국과 FTA을 체결했다는 점에서 '세계 2위 경제대국'이라는 지위를 둘러싼 논쟁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중국으로서는 이번 FTA를 통해 태양광 패널로 분쟁을 겪고 있는 EU를 압박해 최종 목표인 중-EU FTA 체결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스위스는 중국 기업들의 '저우추취(走出去 해외진출)' 전략의 유럽 공략 기지가 될 가능성을 높였으며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움직임에 발맞춰 유럽 지역 '위안화 허브'의 자리를 노릴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됐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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