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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로봇 아톰일까, 터미네이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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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인간의 명령 없이 독립적으로 판단하는 가공할 전투 로봇이 등장한다면 이 로봇은 인류의 친구 '아톰'이 될까 아니면 인류를 멸망으로 몰고 갈 '터미네이터'가 될까.

공상과학 영화나 만화에 숱하게 등장하는 소재 가운데 하나가 지구의 평화를 지키는 로봇이다. 이들 로봇은 막강한 능력으로 군인ㆍ경찰 대신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 이처럼 로봇은 군인ㆍ경찰의 무고한 희생 없이도 위기에 처한 인류를 도울 수 있으리라 기대되고 있다.
로봇은 이제 먼 미래의 존재가 아니다. 세계 각국은 이미 인간의 명령 없이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킬러 로봇'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전투 로봇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누군가 보호하거나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이 인류에게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의 목소리는 최근 유엔에서 제기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크리스토프 헤인스 유엔 특별 조사위원은 스위스 제네바의 인권이사회에서 사람의 명령 없이 목표 대상 제거에 나설 수 있는 로봇의 시험 생산 및 사용을 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어떤 나라에도 이런 무기가 없지만 조만간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헤인스 위원은 "인간 살상 로봇을 현 국제법으로 규제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규제할 수 없다면 새 규범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가 우려하는 로봇은 치명적인 공격 능력을 갖춘 채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킬러 로봇(Lethal Autonomous RoboticsㆍLARs)이다.

헤인스 위원은 "LARs가 가까운 미래에 실전 배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면서도 "미국ㆍ영국ㆍ이스라엘ㆍ러시아ㆍ중국ㆍ한국 등지에서 LARs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로봇이 도입될 경우 전쟁을 쉽게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권자이기도 한 군인이 죽지 않으니 전쟁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LARs가 없는 나라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국제 인권 감시 기구인 휴먼라이츠워치(HRW)에서 무기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스티븐 구스 소장도 LARs 개발에 반대했다. 그는 "LARs의 출현을 막으려면 도덕적ㆍ법적인 면에서 기준부터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LARs 개발 옹호론자들은 이들 로봇이 사람보다 빠르게 목표 대상을 처리할 수 있으며 공포ㆍ두려움ㆍ복수심에 사로잡히지 않는 채 신속히 공격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로봇은 공격이 신속해 되레 인명 피해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병력 피해를 염려하지 않아도 돼 적절한 군사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오늘날 군사용 로봇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 브라질의 폭탄 테러 대처법
내년 월드컵이 개최되는 브라질은 720만달러(약 81억5600만원)에 '팩봇' 30여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팩봇은 독립적으로 판단하는 로봇이 아니다. 인간이 원격으로 의심스러운 물체를 살피고 위험에 대처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로봇이다.

팩봇은 폭발물 처리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무게 10~20kg의 팩봇은 시속 10㎞로 움직이며 좁은 공간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다. 브라질은 팩봇을 다음달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국 방문 및 2014년 월드컵 때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팩봇은 이미 견고한 외형, 다양한 응용도, 신뢰할만한 성과로 '전장에서 사용된 로봇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로봇'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팩봇은 그 동안 미국ㆍ아프가니스탄ㆍ이라크 등지에서 폭탄 탐지ㆍ제거에 투입됐다.

팩봇 제조업체 아이로봇은 군사 부문에서 엄청난 매출을 기록했다. 2011년 전체 매출의 40%인 1억8700만달러를 군납으로 벌었다. 그러나 미군이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철군하면서 2012년 군납 매출은 57% 줄었다. 아이로봇은 현재 민간용 로봇 개발에 힘 쏟고 있다.

#러시아의 비밀 병기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지난달 "테러리스트에 맞설 로봇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반(反)테러 로봇만 있으면 테러에도 시민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고 테러리스트까지 무력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햇다. 그러나 반테러 로봇이 언제 배치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의 대(對) 테러용 로봇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HRW 측은 "일부 전문가들이 향후 20~30년 안에 LARs가 현장 배치될 것으로 내다봤다"고 소개했다. HRW는 "동정심 없는 로봇이 민간인 학살을 막을 수 없다는 게 문제"라며 "LARs가 불법 행동을 저지르면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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