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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외국인 밀집촌서 이사왔는데,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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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택 시범지구 '안산고잔지구' 가보니.. 주민들 집값하락·안전 등 우려

정부가 4·1 부동산대책의 후속으로 ‘행복주택’ 시범지구를 선정한 가운데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일대 주민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가 4·1 부동산대책의 후속으로 ‘행복주택’ 시범지구를 선정한 가운데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일대 주민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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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그렇잖아도 녹지가 얼마 없는데, 그나마 있는 녹지까지 줄여야겠어요?" (고잔역 인근주민 A씨)
"행복주택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우리 안전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으니 그렇죠." (고잔역 인근주민 B씨)

정부가 행복주택 시범지구 7곳을 선정한 가운데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일대 주민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임대주택 건설이 강행될 경우 몸으로 막겠다는 주민들까지 나왔다. 과밀개발 후 외국인 증가로 인한 주거불안 등을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주말 안산 고잔동 전철역을 찾아보니 길거리, 인근 아파트 등지 곳곳에는 행복주택지구 지정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빼곡했다. 안산 고잔지구는 지하철 4호선 고잔역 철도부지 4만8000㎡에 임대주택 1500가구를 건설하는 계획이 수립돼 있는 곳이다. 고잔역 맞은편 푸르지오 아파트에 사는 주민 A씨는 "공단에서 나오는 매연 때문에 가끔 공기가 안 좋은걸 느낀다"며 "그나마 있는 그 녹지마저 줄여야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원곡동에 사는 사람들은 무슨 일 당할까 밤에 밖에도 못나간다"며 "그쪽 거주환경이 싫어서 여기로 이사 온 사람들도 있는데 여기까지 외국인 노동자들이 몰리게 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그는 "외국인가정이나 다문화가정 한 가구가 들어오면 이를 따라 같이 들어와 정착하는 경우가 많다"며 "집단으로 이들이 거주할 경우 위협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원곡동은 외국인 밀집거주지역으로 '외국인 거리'가 위치해있고 불법체류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잔역 철도와 주차장 사이의 공간이 텃밭으로 꾸며져 모종이 심어져 있다.

고잔역 철도와 주차장 사이의 공간이 텃밭으로 꾸며져 모종이 심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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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잔역 맞은편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D씨는 "임대아파트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외국인이나 서민들일 것"이라며 "역 앞에 대형 임대아파트 단지가 있는 것 자체가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변에 초등학교도 하나밖에 없는데 학교 문제도 우려스럽다"는 말도 했다. 고잔역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고잔신도시에 들어가는 관문인데 행복주택으로 인해 지역 이미지자체가 부정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우려인 것으로 풀이된다.

행복주택 건설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주민들도 있었다. 인근 P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행복주택이 들어오면 오히려 인근 상권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찬성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인근주민들은 다문화가정이나 외국인들이 유입되면 집값하락이나 범죄가 늘어날 것 이라는 등의 노파심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안산시는 행복주택 후보지 지정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안산시는 국토부가 내세운 고잔지구 테마인 '다문화 소통' 측면에서도 다문화특구인 원곡동에 인접한 신길지구가 더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2006년 안산시 단원구 신길동 63블록 5만544㎡ 규모 부지가 국민임대주택단지로 지정된 후 사업 착수가 미뤄지며 우범지대로 바뀌어가고 있다며 이곳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3일 안산시 단원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행복주택 주민 설명회에서 안산시의회 의원들도 "신길지구를 활용하면 되는데 왜 굳이 주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고잔역에 사업을 추진하느냐"며 "시의회 차원의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처 하겠다"고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권용민 기자 fest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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