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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불편한 캄보디아 고아원 봉사관광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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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최근 캄보디아에서 외국 관광객의 감정에 호소해 자원봉사를 빙자로 돈 받아 챙기는 고아 관광산업이 유행하고 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캄보디아의 고아원은 75%나 늘었다.
같은 기간 캄보디아를 찾은 외국인 수는 250% 급증했다. 포브스는 두 수치에 상당한 연관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큰 질병이나 전쟁이 없었는데 고아원 수가 증가한 것은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가짜 고아가 양산되고 있다는 뜻이라는 해석이다.

캄보디아 고아원에 수용된 어린이들 가운데 71%에게 부모가 있다는 통계도 있을 정도다.
부모 있는 아이들이 왜 고아원에서 생활하는 걸까. 이는 관광객을 상대로 돈벌이에 나서려는 고아원과 아이를 좀더 좋은 환경에서 키우려는 부모들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현지 고아원은 아이가 더 나은 교육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다며 가난한 부모에게 접근한다. 수도 프놈펜에서도 문제의 고아원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반(反)인신매매단체 SISHA는 이른바 '고아 비즈니스'가 현지 택시 운전기사들로부터 시작된다고 전했다. 운전기사들이 관광객들을 고아원으로 데려가면 커미션이 주어진다. 몇몇 기사는 하루 5곳의 고아원으로 관광객을 실어나르며 관광객에게 점심 제공 대가로 20달러나 요구한다.

고아원으로 향하는 운전기사는 어김없이 문구점이나 상점에 들러 관광객에게 아이들을 위한 각종 물품까지 구매하도록 유도한다. 물론 여기서도 수수료를 받는다.

고아원 여행 프로그램은 관광객이 자원봉사자로 고아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거나 함께 노래 부르는 그렇고 그런 내용이다. 관광객이 고아원을 방문하면 어린이들로부터 포옹 받게 된다. 환영의 춤을 보여주는 고아원도 있다. 물론 사전에 교육된 관광상품이다.

투어가 끝날 때쯤이면 관광객은 슬그머니 기부를 권유 받는다. 이들은 십중팔구 지갑을 열게 마련이다.

정상적인 고아원도 있다. 그러나 SISHA는 조사 결과 고아원 세 곳 중 두 곳이 비정상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어떤 곳이 정상적인 고아원이고 어떤 곳이 비정상적인 고아원인지 확인하기가 힘들다. 대다수 고아원은 비등록 시설이다. 등록하려면 공무원이나 경찰에게 1000달러를 상납해야 하다 보니 벌어진 일이다.

SISHA의 숀 루니 이사는 "캄보디아에서 고아원의 수가 급증하는 것은 결국 돈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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