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8개국 부동산 시장을 점검해본 결과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나라는 홍콩ㆍ브라질ㆍ미국 등 12개국이다. 하락한 곳은 프랑스ㆍ일본ㆍ아일랜드ㆍ이탈리아ㆍ네덜란드ㆍ스페인 등 6개국이다.
반면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집값 하락률은 7%를 웃돌았다.
이코노미스트는 정확하게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각국별 가처분 소득 대비 집값 비율과 임대료 대비 집값 비율로 주택 가격에 대해 알아봤다.
1년 안에 주택을 구입하겠다는 캐나다인의 비중은 지난해 27%에서 올해 15%로 낮아졌다. 조사가 시작된 지 20년만에 가장 좋지 않은 상황이다. 거래는 대폭 줄었다. 지난 3월 주택 거래 건수가 1년 전에 비해 15% 감소했다.
캐나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미국의 상황은 다르다. 미국의 경우 집값이 9.3% 올랐지만 임대료나 소득 기준으로 볼 때 모두 저평가됐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해석이다.
집값이 사상 최저로 떨어지자 임대 수익을 노린 투자자가 몰려 집값이 회복되고 있는데다 실수요자도 매수에 가담해 벌어진 현상이다.
스페인의 주택 가격은 아직 하락 여지가 많다. 비슷한 현상을 겪은 이탈리아와 달리 여전히 거품이 끼어 있다.
경기가 부진한 영국의 경우 집값이 정체돼 있다. 하지만 정부의 초저금리 정책으로 상승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정부 보증 같은 각종 지원책도 집값 상승을 가능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아직 우량국인 네덜란드의 부동산 시장도 심상치 않다. 집값이 지난 1년 사이 7.0% 빠진데다 임대료와 소득 대비 집값은 여전히 고평가됐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판단이다.
특이한 것은 유럽 최고 경제 우량국인 독일의 집값이다. 지난 1년 사이 독일의 주택 가격은 3.4% 오르는 데 그쳤다. 그 덕에 임대료와 소득 대비 주택 가격 지수 모두 마이너스다.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위기 이전 독일의 부동산 가격 거품이 심하지 않았고 집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데 주목하며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쳤다.
중국은 추가 상승 여지가 많지 않다. 하지만 부실 지경까지 간 것은 아니다. 오히려 홍콩의 임대료 대비 집값이 81배로 가장 고평가돼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각국의 부동산 가격 추세가 '신흥국 강세, 미국 호조, 유럽 부진'으로 엇갈려 있다고 평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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