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들어 단독대표 체제에서 각자 대표로 전환한 코스닥 상장사는 전체 대표이사 변경공시를 낸 147곳 중 15%에 달하는 22곳으로 집계됐다. 종전의 각자대표체제는 유지하되 대표이사를 변경한 상장사도 22곳(15%)이다.
보루네오 가구는 빈일건 전 각자대표와 안섭 대표간의 분쟁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 20일 안 대표와 회사측이 빈 대표를 경영부실 책임으로 해임한데 대해 빈 대표가 반발하면서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이후 빈 대표가 회사 노동조합과 함께 안 대표를 횡령 배임 혐의로 고소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빈 대표는 가구사업을, 안섭 대표는 팔레트와 신사업을 각각 맡아왔다.
각자 대표 개개인이 100%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누구든지 회사 장부에 손을 대거나 횡령을 하는 등 적극적인 부정이 이뤄질 수 있는 공산도 크다. 금속파스너 및 나사제품 제조업체 HLB파나진 은 전 각자 대표였던 박준곤씨는 비상장기업에 대해 부당지원을 통해 25억9815만원 규모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대구지방검찰청에서 재기수사명령 처분을 내린 상태다. 박 전 대표이사가 횡령한 금액은 전체 자기자본(89억원)의 29.11% 수준이다.
상장사 한 관계자는 "대주주와 친한 대표 한명이 다른 각자대표는 바지 사장으로 앉혀놓고 조정하는 경우도 있고 각자 대표 중 일부는 회사에 자금을 끌어다 주는 대신 대표이사 자리를 꿰차기도 한다"면서 "각자대표체제는 의사결정이 빠르다는 장점만큼,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을 유의해 각자대표의 선임 목적과 대표이사의 면면을 잘 살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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