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는 당황했다. 이들이 만든 제품이 소니보다 뛰어났다. 게다가 사용 가능한 웹이 더 많았고, 가격도 25% 나 더 쌌다. 킥스타터 덕분에 스타트업 팀이 만든 페블 스마트워치는 소니의 판매량을 앞지르고 3주일 후 1000만 달러의 후원금액을 유치했으며, 사전 판매량 8만5000대를 기록했다. 한달 후 킥스타터 모금 활동이 끝났을 때는 페블 스마트워치는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워치가 됐다.
최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D 프린터 산업은 모든 제조업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온다. 15개 3D 프린터 연구, 개발 허브를 만들고 향후 4년간 미국 학교 1000여곳에 3D 프린터와 레이저 커터같은 디지털 제작도구를 갖춘 메이커스 페이스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미래산업을 바꿀 7개 파괴적 혁신기술'로 '3D 포린터'를 꼽았다. 가령 3D 신기술이 상용화된 대표적인 사례로 3D 프린팅 기술을 사용한 치아교정장치를 꼽을 수 있다. 치과 의사가 치아 위치를 교정하려는 환자의 치아를 스캔하면 바람직한 치아 위치를 소프트웨어가 수학적으로 계산한다.
이렇게 계산한 치아 위치를 반영해 치아 교정용 마우스피스를 3D 프린터로 제작한다. 앞으로 3D 프린터를 이용해 콘크리트를 소재로 집을 짓고, 단백질로 인공장기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실례로 코넬대 연구팀이 최근 이 기술로 인체이식용 인공 귀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메이커스란 '만드는 사람, 제조자, 제조업체'로 다가올 새로운 산업혁명을 주도하며 제품 제작 및 판매의 디지털화를 이끄는 사람 혹은 기업을 의미한다. 이러한 메이커스가 이전 세대와 다른 점은 기술에 정통하고 강력한 디지털 도구를 갖췄다는 점이다. 즉 취미활동으로 제품을 만들면서 동시에 제조 기업가이기도 한 새로운 혁신가가 바로 메이커스다. 이제는 신기술로 모든 사람이 메이커스가 될 수 있다. 부엌에서 요리하는 사람, 컴퓨터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 건축 설계를 하는 사람도 훌륭한 메이커스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이제 세상이 변했다. 단순한 흥미가 물건을 만들고, 이를 번듯한 제품으로 생산해 기업가가 되는 과정은 매우 쉬워졌다. 평범한 주부가 블로그와 인터넷 쇼핑 플랫품을 이용해 소호 점주로 변신하듯이 개인과 기업가와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이에 누구라도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시대가 됐고, 성취하기만 하면 된다. '메이커스'에서는 수많은 메이커들이 제품을 만들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메이커스'/크리스 앤더슨 지음/윤태경 옮김/RHK 출간/값 1만6000원>
이규성 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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