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팬택 동맹으로 LG전자와 2위 경쟁 가열···박 부회장 "반드시 1000억~2000억원 유치할 것"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무척 수척해보였다. 얼굴은 홀쭉했고 허리살이 빠져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한 바지는 벨트에 겨우 지탱한 모습이었다. 삼성전자가 팬택에 53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는 계획이 발표된 것은 22일 오전 11시. 박 부회장이 팬택 사옥에 다시 나타난 것은 오후 5시 무렵이었다. 그동안 박 부회장은 인근 병원에서 수액을 맞으며 휴식을 취했다. 삼성전자와의 빅딜을 추진하면서 쌓인 극심한 스트레스와 피로로 지칠대로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추스르기 위해서다. 지난 3월 공동 대표체제로 전환한 후 오로지 투자 유치에만 매달려온 마음고생이 한눈에 드러났다.
박 부회장은 "인원도 적고 규모도 작지만 팬택이 내놓는 제품을 보면 삼성전자도 놀라고 자극받는다고 하더라"며 "그 많던 국내 전자회사가 이제 3곳만 남았고 엔저로 힘든 상황에서 삼성전자도 다 같이 잘돼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로 삼성전자는 10.03%의 지분을 확보해 산업은행(11.81%), 퀄컴(11.96%)에 이어 팬택의 3대 주주로 올라섰다. 특히 '삼택(삼성+팬택)' 결성은 국내 시장에서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LG전자에게 큰 압박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부품 공급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확보해 제품 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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