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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우울증…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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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우울증이나 조울증 증상을 보이던 환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1일 경기 파주에서 산전·산후 우울증을 앓던 30대가 13개월과 생후 3주된 두 아들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3월 전남 광주에서는 평소 우울증에 시달리던 40대 주부가 남매를 데리고 아파트 아래로 뛰어내리기도 했다.

여성이 우울증이 걸릴 확률은 10~25%로, 남성 보다 2배 이상 높다. 연령별로는 30대 중반~50대 후반이 여성 우울증 환자의 절반을 차지해 '주부우울증'이라고 불린다. 방치할 경우 이중 15% 가량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주부우울증 왜 생기나= 우울증 증세는 일조량이 많아지는 봄에 심해진다. 활기찬 주변 환경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우울한 자신의 기분을 비관적으로 느낄 수 있어서다. 특히 환경·심리적으로 여성이 아이를 낳은 후 사회활동이 단절되면서 무기력증과 허무함이 산후우울증이나 주부우울증으로 이어진다. 육아·가사노동의 부담과 함께 단절감이 겹쳐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주부 혼자 집에 있거나 줄곧 아이와 함께 지내다보면 대화를 나눌 상대가 없다는 점도 우울증을 심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생물학적 원인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의 주된 원인은 뇌 속을 흐르는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 물질 부족이다.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 변화에 따라 몸의 평형상태가 깨져 우울증이 쉽게 찾아온다. 호르몬이 갑자기 변하는 시기는 월경과 출산 전 후, 갱년기 때다. 생리 전 증후군(PMS)에도 흔히 우울 증상이 동반되는데, 월경 시작 전 4~10일 동안 자극에 과민하고 신경질적이며 화를 잘 내게 된다. 이런 증상은 보통 월경 시작과 함께 소실된다. 이는 가임 여성의 75%가 겪으며, 이 중 5~10%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증상을 보인다.

◆혼자 고민하지 말고 상담 받아야= 주위의 시선이나 편견이 두렵고, 정신과 치료에 대한 오해 탓에 여전히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과 환자들은 선뜻 병원을 쉬이 찾지 못한다. 그러나 치료를 받지 않으면 기분 변화와 함께 신체·정신적 변화가 일어나는 '우울삽화'가 6~12개월 정도 지속된다. 우울삽화가 치료된 후에도 일정기간 치료를 유지해야 한다. 이는 재발이 반복될수록 삽화 기간이 길어지고 삽화 사이 간격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또 시기에 맞는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주부우울증은 앞선 사례처럼 동반자살이라는 가정 붕괴로 이어지는 만큼 여파가 크다.
정명훈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은 결코 자신의 의지가 약해 생기는 병이 아니다"라면서 "우울증 심각성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정신 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우울증은 재발 위험이 높고 심리상태에 따라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기 쉽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우울증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고 필요하면 보호자와 함께 치료와 동참하는 등의 조치가 뒤따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주부우울증 자가진단 방법이다. 이중 5개 이상(1, 2번 중 하나 이상)의 증상이 있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가 있다면 주부우울증 진단이 내려질 수 있다.

1. 2주 이상, 거의 매일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2. 일상의 대부분의 일에서 관심 또는 흥미의 감소
3. 식욕 감소 또는 증가(체중의 감소 또는 증가·한 달에 5% 초과)
4. 불면 또는 과수면
5. 정신운동 지연 또는 정신운동 초조
6. 피곤 또는 에너지의 감소
7. 무가치감, 부적절한 죄책감
8. 집중력 저하, 우유부단
9. 반복적인 자살 생각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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