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우울증이 걸릴 확률은 10~25%로, 남성 보다 2배 이상 높다. 연령별로는 30대 중반~50대 후반이 여성 우울증 환자의 절반을 차지해 '주부우울증'이라고 불린다. 방치할 경우 이중 15% 가량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생물학적 원인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의 주된 원인은 뇌 속을 흐르는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 물질 부족이다.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 변화에 따라 몸의 평형상태가 깨져 우울증이 쉽게 찾아온다. 호르몬이 갑자기 변하는 시기는 월경과 출산 전 후, 갱년기 때다. 생리 전 증후군(PMS)에도 흔히 우울 증상이 동반되는데, 월경 시작 전 4~10일 동안 자극에 과민하고 신경질적이며 화를 잘 내게 된다. 이런 증상은 보통 월경 시작과 함께 소실된다. 이는 가임 여성의 75%가 겪으며, 이 중 5~10%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증상을 보인다.
◆혼자 고민하지 말고 상담 받아야= 주위의 시선이나 편견이 두렵고, 정신과 치료에 대한 오해 탓에 여전히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과 환자들은 선뜻 병원을 쉬이 찾지 못한다. 그러나 치료를 받지 않으면 기분 변화와 함께 신체·정신적 변화가 일어나는 '우울삽화'가 6~12개월 정도 지속된다. 우울삽화가 치료된 후에도 일정기간 치료를 유지해야 한다. 이는 재발이 반복될수록 삽화 기간이 길어지고 삽화 사이 간격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또 시기에 맞는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주부우울증은 앞선 사례처럼 동반자살이라는 가정 붕괴로 이어지는 만큼 여파가 크다.
다음은 주부우울증 자가진단 방법이다. 이중 5개 이상(1, 2번 중 하나 이상)의 증상이 있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가 있다면 주부우울증 진단이 내려질 수 있다.
1. 2주 이상, 거의 매일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2. 일상의 대부분의 일에서 관심 또는 흥미의 감소
3. 식욕 감소 또는 증가(체중의 감소 또는 증가·한 달에 5% 초과)
4. 불면 또는 과수면
5. 정신운동 지연 또는 정신운동 초조
6. 피곤 또는 에너지의 감소
7. 무가치감, 부적절한 죄책감
8. 집중력 저하, 우유부단
9. 반복적인 자살 생각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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