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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하이에나 노니는 정글을 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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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걷어낸 동물의 왕국, 에버랜드 사파리 '로스트 밸리' 탐험

자연친화형 생태 사파리 '로스트 밸리'가 비밀의 문을 열었다. 수륙양용차를 타고 협곡, 바위, 수로, 동굴, 폭포, 늪지대를 넘나들며 울타리 없는 야생의 세계를 탐험한다.

자연친화형 생태 사파리 '로스트 밸리'가 비밀의 문을 열었다. 수륙양용차를 타고 협곡, 바위, 수로, 동굴, 폭포, 늪지대를 넘나들며 울타리 없는 야생의 세계를 탐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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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 여행전문기자 조용준 기자]숨을 죽인다. 어디선가 강렬한 눈빛이 상대를 노린다. 번쩍 움직임이 시작됐다. 육식과 초식동물의 쫓고 쫓기는 피비린내 나는 경쟁이 펼쳐진다. 강한자만이 살아남는다. 이런 풍경은 아프리카 초원에서나 볼 수 있는 진짜 야생의 세계다. 하지만 최근 문을 연 에버랜드 사파리 '로스트 밸리'는 야생보다 더 야생같은 곳이지만 피를 흘리는 양육강식의 처절함은 없다. 150여마리의 동물들이 펜스도 철망도 장벽도 없이 서로 조화와 평화를 유지하며 공존하고 있다. 인간은 그 속으로 한발짝 들어가 동물과 눈을 맞추고 호흡하며 함께 어울려 하나가 된다. 오래전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살았던 전설속 동물 낙원의 모습 그대로다.

지난 20일 신개념 자연생태형 사파리인 '로스트 밸리'가 비밀의 문을 열었다. 지금까지 경험할 수 없었던 사파리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 에버랜드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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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억원을 들여 완성한 '로스트 밸리'는 그레이트 사바나, 평화의 언덕, 그레이트 워터홀, 바위협곡, 레드스왕프 등 7개 테마 존으로 꾸몄다. 관람객들은 약 12분 30초간 탐험대원이 돼 20종 150여마리의 동물들을 다양한 모습을 가까이서 관람할 수 있다.
자연과 가장 비슷한 동물친화적 공간으로 조성된것이 '로스트 밸리'의 가장 큰 특징이다. 동물들의 활동성을 보장하기 위해 철망 등의 장벽을 없앴다. 바위, 협곡, 동굴, 수로, 호수, 폭포, 늪지대 등 각각의 동물이 서식하는 야생의 자연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생태친화적인 공간으로 구성했다.

세계적 희귀동물인 코뿔소와 백사자,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바위너구리를 비롯해 천연기념물 산양, 바바라양, 일런드, 세이블앤틸롭 등 신비로운 초식동물들이 전시된다.

에버랜드 튤립광장을 지나 '로스트 밸리' 존으로 들어갔다. 관람을 위한 대기공간에도 볼거리가 넘쳐났다.
동선 주변에는 알락꼬리여우원숭이, 바위너구리, 포큐파인 등 9종 100여 마리 동물이 기다림도 즐겁게 만들어준다. 또 곳곳에는 미니 화단과 야생화 정원을 조성해 자연친화형 사파리의 완성도를 높였다.

'로스트 밸리' 탐험은 세계 테마파크 최초로 도입된 수륙양용차를 타고 시작된다. 버스나 트럭 등을 이용하는 일반적인 사파리와 달리 수륙양용차로 육지와 물을 오가며 동물을 관람하는 이색적인 경험이다. 영국에서 주문 제작한 수륙양용차에는 총40명이 탑승한다. 양산 차량이 아니라 한 대씩 주문을 받아 수작업으로 제작됐다. 현재 8대가 운영되고 1대는 비상시에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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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륙양용차에 탑승하자 먼저 신기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차에 창문이 없는 것. 관람자와 동물 사이에 아무런 차단 장치가 없다는점에 잠시 놀라기도 했지만 조금 지나자 창이 없다는게 엄청난 '감동'으로 다가왔다.

코끼리신이 지키는 곳의 문이 열리고 본격적인 탐험이 시작됐다. 수륙양용차가 초지를 달리다 마치 후룸라이드처럼 물보라를 일으키며 물속으로 진입한다. 어른, 아이 할 거 없이 관람객들이 내지르는 함성으로 차량이 떠들썩하다.

차에 동승한 탐험대장(가이드)이 들려주는 동물들에 대한 숨은 이야기는 신나고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말하는 코끼리인 '코식이'가 사는 공간에 들어서자 시원스럽게 물줄기를 뿜어내며 관람객을 반긴다. '좋아', '누워', '앉아' 등 8가지 말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로를 헤치고 나가자 바위에 앉은 백사자 가족이 관람객을 노려본다. 오싹한 기운이 몰려온다. 사방으로 뚫린 창으로 사자의 우렁찬 포효가 몰려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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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선을 따라 가다보면 가장 특이한 공간과 마주친다. 바로 평화의 언덕이다. 초식동물인 코뿔소와 육식동물인 치타, 앙숙관계인 사자와 하이에나 무리가 함께 사는 모습은 신기함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하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이들 동물들이 처음엔 자신들의 영역을 차지하기 위해 신경전을 많이 펼쳤다"면서 "서로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적응시키는게 가장 힘들었다" 고 설명했다.

수륙양용차가 물길을 나와 그레이트 사바나존으로 이동하자 성큼 성큼 뛰며 기린이 다가온다. 기린 머리가 쑤욱~하고 창문을 넘어 차량내부로 들어온다. 눈을 껌벅이거나 콧김을 뿜어대는 기린을 코앞에서 마주한 것만으로 짜릿한 경험이다. 세계 최고의 출산기록을 보유한 기린 '장순이' 도 관람차로 다가와 포즈를 취해준다.

관람객들은 카메라로 기린의 모습을 담느라 여념이 없다. 탐험대장이 준비해둔 야채를 기린에게 내밀자 긴 혀로 덥석 덥석 잘도 받아먹는다. 처음엔 놀라 엄마품에 안겨있던 아이들도 어느새 대담하게 기린를 만져보기까지 한다. 창이 없는 곳에서의 동물과의 만남은 생태형 사파리인 '로스트 밸리'가 탄생한 이유를 잘 말해주는 듯 하다.

뿔이 뾰족한 산양이 높다란 바위에서 겅중 겅중 뛰놀다 관람차를 바라보고, 아름다운 홍학의 날개짓 등 다양한 풍경들이 연이어 펼쳐진다.
훌쩍 12분여가 지나갔다. 아쉬움에 수륙양용차에서 내리는게 망설여진다. 아이들은 다시 가서 기다리자며 엄마 손을 잡아 끈다.

용인=글 사진 조용준 기자 jun21@

◆여행메모
△'로스트밸리'는 어떻게 태어났나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에버랜드가 글로벌 테마파크로 도약하기 위해 '동물원'이라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했다.

지난 1976년 개장 당시부터 운영 중인 기존 '사파리월드'는 지금까지 6,500만 명이 이용할 만큼 역대 에버랜드 시설로는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시설물이다.

'로스트 밸리'의 모태는 3년전 선보인 '초식 사파리'다. 2010년 기존의 사파리월드 공간 중의 일부를 기린 등 초식동물을 방사하고 관람객들이 먹이를 주는 프로그램이였다. 사자 등 맹수 일색에서 탈피한 새로운 형태에 관람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였다.
이에 힘을 얻은 에버랜드는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이 함께 공존하는 신개념 생태 사파리를 고안해 낸 것이다.

에버랜드 조병학 전무는 "로스트 밸리는 글로벌 테마파크로 도약하기 위해 37년간 쌓은 에버랜드만의 동물 관리, 보호 역량과 운영 노하우로 만든 사파리"라고 말했다.

특히 "동물을 전시해 놓고 관람하는 '인간 중심형 동물원'에서 자연 그대로의 생태 환경에서 여러 동물이 어울려 살아가는 '생태 몰입형 동물원'"이라고 강조했다.

'로스트 밸리' 개관과 함께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7월부터 운영된다. 평소 방문하기 어려운 동물사 관람, 동물 먹이 주기 등을 사육사의 설명과 함께 체험하는 '백사이드 체험프로그램'과 코끼리, 기린 등 대형 초식동물을 코앞에서 관찰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생생체험교실'이 진행될 예정이다.

에버랜드는 '로스트 밸리' 오픈으로 현재 운영 중인 사파리월드와 함께 총 2개의 매머드급 사파리 시설을 보유하게됐다. 전체 면적은 현재 2배 규모인 약 7만5000㎡(약 2만3000평)로 늘어났다.

△이용은 무료~ 편의시설은 업
에버랜드 방문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신장 100㎝ 이하 어린이와 장애우는 보호자 동반 시에만 이용할 수 있다.
차량 탑승 직전까지 유모차를 끌고 이동할 수 있다. 한 번에 120대의 유모차를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유모차 보관소를 설치, 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관람객들의 편의를 높였다.
입구에는 백사자와 치타를 형상화한 '탐험가 크림볼', '치타 꼬리 번' 등 사파리 콘셉트의 이색 메뉴를 맛보는 스낵바도 마련돼 있다. 출구에는 750종의 기념품을 살 수 있는 테마 선물가게도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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