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중국에서 100만달러(약 11억1440만원) 이상 재산을 보유한 백만장자는 280만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관영 영자 신문 차이나 데일리는 재계 정보 조사업체 후룬바이푸(胡潤百富)와 중국산업은행의 보고서를 인용해 수도 베이징(北京)에 가장 많은 백만장자가 거주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약 1600만달러 정도인 1억위안(약 180억원) 이상 자산가는 약 6만45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년 사이 2% 증가한 것으로 4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중국 부자들은 주식보다 부동산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투자 경험이 있다는 답변이 76%로 65%인 주식을 앞섰다. 중국 부자들이 부동산·주식 외 대체 투자수단으로 가장 선호하는 대상은 예술품이다. 다음으로 옥 등 보석류, 와인, 시계 순인 것으로 확인됐다.
예술품 중에서도 특히 중국 전통 회화 작품의 인기가 가장 높았다. 49%가 중국 전통 회화 작품에 투자한다고 답한 것이다. 이어 도자기(36%), 유화(14%) 순이다.
2011년 현재 중국의 예술품 시장 규모는 968억위안으로 2008년 대비 3.7배로 늘었다.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미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서 현재 40%로 높아졌다.
중국 가디언 옥션의 왕야난 대표는 "최근 중국 예술품 애호가들 사이에 두 가지 특성이 생겨나고 있다"며 "하나는 중국 예술품 수집가들의 나이가 점차 어려지고 있다는 점이며 또 다른 하나는 이들은 예술품 펀드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부자들은 혼자 투자하지 않는다"며 "친구들과 함께 투자하거나 금융 차입을 통해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설문에서 15%는 예술품 펀드에 투자해봤다고 답했으며 17%가 예술품 펀드에 투자할 것이라고 답했다. 예술품 펀드에 투자한 자산가들 중 투자 결과에 만족한다는 답변 비율은 60%였다.
예술품 다음으로 중국 부자들이 선호하는 대체 투자수단은 보석(60%), 와인(48%), 시계(22%) 순이다. 중국 공상은행에서 프라이빗 뱅킹 부문 총괄 이사를 맡고 있는 셰루이펑은 "와인 투자의 경우 2년 뒤 수익을 노리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구 광 상하이와인거래소 설립자는 "와인 가치는 3년이 지나면 90% 상승한다"며 "와인 투자는 오래될수록 가치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중국의 백만장자들은 대부분 2008년부터 대체 투자에 나서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8년이라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65% 빠진 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007년 10월 사상 최고치인 6100선에 진입했다 2008년부터 급락하기 시작했다.
루퍼트 후게베르트 후룬바이푸 회장은 "부자들의 소비를 잘 이해한다면 중국 정부가 원하는 소비를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의 백만장자들 가운데 16%는 3년 안에 자가용 비행기 등록증을 취득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현재 세계 자가용 비행기 등록 대수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0.6%에 불과하다. 그러나 중국사회과학원은 '2011~2012년 중국 상업 부문 연례 보고서'에서 앞으로 10년 동안 중국의 민간 비행기 시장이 연평균 2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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